[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강용(49) 위원장. 그가 친환경 농업을 시작한 건 청년시절 농약값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어려워서였다. 눈보라에 비닐하우스가 날아가고 폭설에 파슬리가 파묻혔지만, 그 파슬리는 당시 1관당 시중 가격 1만 원을 훨씬 능가하는 4만5,000원에 팔렸다. 그때 이후로 유기농업에 30년 동안 몸 담아왔다. 그리고 이젠 친환경 농업 발전의 일선을 담당하는 의무자조금 관리위원장이 되었다. 아직 위원장이란 호칭이 어색하다면서도, 어떻게 하면 의무자조금 제도를 통해 친환경 농가들을 잘 살 수 있게 할지 골몰하던 그를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만났다. 아래는 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대담 l 심증식 편집국장
정리 l 강선일 기자
위원회 사무국 구성 후 한 달이 지났다. 그 동안 진행해 온 사업은?
홍보를 많이 했지만, 농민들 입장에선 의무자조금에 대해 아직 처음 듣는 분들도 많다. 기본적으로 목표를 다시 한 번 설정 중이다. 자조금관리위원회의 가장 큰 목표는 친환경농민들을 잘 살게 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위해 자조금 납부 농가들에게 어떻게 혜택이 가게 할지 제도적으로 정리하고, 그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하는 일을 진행했다. 자조금을 납부 안 한 농가에 대한 감점보다 자조금 납부 농가에 가점을 주는 위주로 말이다. 그 일환으로 유통업체들과 MOU를 체결해 자조금을 납부한 농산물이 우선적으로 판매되게끔 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위원회가 목표하는 바들을 말씀해 주신다면?
우선 시장확대가 중요하다. 몇 가지로 나누자면, 첫째는 친환경 급식시장의 확대로, 전국적인 친환경 무상급식 확산이 필요하다. 둘째는 외식시장 확대이다. 특급호텔 등 고급시장이 국내산 친환경 농산물을 쓰게끔 협업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래서 특급호텔연합회 및 롯데호텔 메인셰프 등과도 몇 차례 회의를 가졌다. 실제로 그들도 친환경 농산물에 많이 관심을 가진다.
또 하나는 수출시장 확대이다. 우리가 미국, EU와 유기가공식품 동등성협약을 맺었는데, 이걸 활용해서 우리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넓혀가려 한다.
세계 각 도시의 소비자들을 ‘한국 친환경 농산물 매니아’로 만들기 위해 10여 년 정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나 일본, 이탈리아 농산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한국 농산물’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나? 없다. 식품 안전에 대한 법 강화를 통해, 한국 농산물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농산물이란 걸 인식시켜야 한다. 한국에 가면 먹거리 하나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음식한류’를 만들고 싶다. 정말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친 유기농산물로 음식을 하는 곳이란 인식을 줘야 한다.
자조금은 얼마나 납부했는가?
8월말까지 해서 사람 수로는 6,000~7,000명 가량 낸 듯하다. 3억원의 액수면 이 정도 되지 않을까 예측한다. 구체적인 실적은 나중에 확인 가능하지만, 그 동안 홍보를 열심히 한 덕에 그래도 거출 실적이 나쁘진 않다고 본다. 고민되는 건, 어떻게 해야 농민들에게 3억 원이나 5억 원 그 이상의 값어치를 의무자조금 제도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홍보에 대한 고민이 많겠다.
소비자들은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란 호칭을 보면,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모른다. 농업 관련 금융회사인 줄 안다. 홍보 방법으로서 소비자, 농민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 개발 및 주된 타깃인 주부들에게 호감을 끄는 연예인 홍보대사 섭외를 고민 중이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농민들에게 하고픈 말은?
일각에선 의무자조금 관리위원회를 만든 데 대해 “퇴직공무원 자리 만들려고 저런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걸로 안다. 내가 위원장으로서 약속할 수 있는 건, 위원회의 모든 활동의 첫 번째 목표는 친환경 농민들의 소득 향상, 그것 외엔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생각만 가지고 2년 동안 일할 생각이다. 그것 말곤 없다. 월급도 없이 지금 내 사비로 활동 중이다. (의무자조금 제도에) 거부감 안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논 3,000평이면 2만9,700원 내는데 그만큼 내고 1년 동안 농산물 홍보를 해주면 얼마나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