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고지방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학계와 의료계에서 육류에 부정적인 주장에 반박하며 고지방식을 권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더 깊이 있는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고 탄수화물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점 등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축산자조금연합(회장 이병규)은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회장 최윤재)와 함께 ‘고지방식과 건강’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이 날 포럼의 주제강연은 고지방식의 장점을 부각하고 콜레스테롤과 지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반박하는 등 축산물 소비를 권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인 최윤재 서울대학교 교수는 “2000년대 초부터 비만의 주범이 식이지방이 아니라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되기 시작했다”라며 “고지방 섭취 시 혈중 인슐린 수준의 저하로 지방 축적 기능이 감소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보건복지부에서 권장하는 에너지 적정비율도 지방 섭취 비율은 2010년 15~25%였으나 2015년 15~30%로 증가하는 추세다”라며 “아직 육류 하루 섭취권장량보다 덜 섭취하는 국민이 더 많다. 특히 노년층 섭취량이 부족한데 권장량 미달 시 건강유지와 일상 생활 수행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윤섭 오산 양생의원 원장은 “콜레스테롤 레벨과 심장병 발생 사이에는 상관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콜레스테롤 과잉이 아닌 부족한 게 더 문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칼로리 과다는 단독으로 지방만 섭취해 생기기보다 다른 영양소와 함께 섭취할 때 일어난다”며 “당분 과다로 몸에서 만들어지는 중성지방 증가를 통해 비만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날 강연에선 탄수화물이 비만과 건강악화의 원인이라며 고지방식을 권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이에 좌장인 성경일 강원대학교 교수가 “탄수화물=쌀이라 생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전에 오해를 차단하려 하기도 했다.
강연 이후 토론에선 고지방식을 권하는 내용이 부실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문현경 단국대학교 교수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식품 속 콜레스테롤은 다른데 혼동되게 설명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1950~70년대엔 탄수화물을 많이 먹었는데 그 때 비만이 적었다는 점은 어떻게 보는지 얘기가 없다”고 짚었다. 대한영양사협회 부회장인 류경 영남대학교 교수는 “고지방식을 주장하는 내용에 일부 설득력이 있다”면서도 “앞으로 많은 연구들이 만들어진 뒤에 가이드라인에 고지방식이 반영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근수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마블링 논란이 나올 때마다 죄인인 것 같았는데 오늘 반박내용들이 발표돼 힘든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난 심정이다”라고 이 날 포럼을 반겼다. 이승호 축산자조금연합 부회장은 “이번 포럼이 고지방식은 무조건 몸에 나쁘다는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아줄 것을 믿는다”라며 “필수 영양소인 지방은 전 축산업을 관통하는 이슈로 지방의 진실이 밝혀지지라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