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백 상주시장이 결단하라

  • 입력 2016.08.28 01:44
  • 수정 2016.08.28 01:4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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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육안과 냄새만으로 오염도를 측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거위농장 밑 웅덩이의 구린내 나는 혼탁한 물이 호스에 넘쳐 들어가 인근 수로로 흘러가는 광경엔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최근 규모 확대를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주거위영농조합 거위농장(상주시 모동면 신흥리 소재) 인근에서 바라본 모습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가축분뇨를 침전만 믿고 배출하는 가금류 농장이 버젓이 운영될 수 있다니.

취재 과정에서 우연히 “이 농장은 출하실적이 없더라”는 말을 들었다. 알아보니 이 농장은 4년 넘게 거위를 사육했으면서 가축사육 신고를 상주시에 하지 않아 팜스(FAHMS) 시스템에도 등록이 되지 않았다. 이 농장은 존재하되 방역시스템엔 존재하지 않으며 이 농장 거위의 병력이나 이동경로 등 모든 사항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영농조합은 지자체의 시책사업 계획에도 참여한 바가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검토를 거쳐 포함됐다”고 하던데 세상천지에 이처럼 무책임한 검토가 있단 말인가.

모동면은 포도 주산지로 적잖은 주민들이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 올 포도농사는 폭염과 가격 폭락으로 수확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필수 신흥1리 이장은 “중국 포도 수출을 타진하고 있는데 사드배치로 보복조치를 당할까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거위축사가 아니라도 이들은 힘겹다.

상주시 환경관리과, 축산진흥과, 민원봉사과, 모동면사무소 등을 돌고 도는 책임 떠넘기기가 이뤄지는 동안, 상주포도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았던 거위 분뇨에 오염될 위기에 놓였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상주시 공무원도 “여러 부서가 얽힌 문제라 부서간 협력이 필요한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정백 상주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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