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사과·배 ‘노란불’

폭염으로 착색·생육 지장 …
평균가격 변화폭 작지만 품위 간 격차 커질 듯

  • 입력 2016.08.27 00:26
  • 수정 2016.08.28 17:1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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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추석 대목을 앞둔 과일 시장 및 산지 동향이 썩 밝지 못하다. 폭염으로 인한 생육부진 문제가 큰 변수로 드러나고 있다. 평균가격 변동은 제한적이리라는 예측이 우세하지만 품위 간 시세 격차는 한층 두드러질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과일류 생육부진이 감지되는 가운데 성수기 사과 주력품종인 홍로는 무리 없이 추석 이전 전량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이 비대기를 살짝 비껴간 탓이다. 그러나 후지 조숙계 품종은 기온의 영향을 다소 받아 이달 초 60~70%로 예상했던 추석 이전 출하비율이 50% 미만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색택이다. 과도한 일조로 인해 사과 일소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일소피해 규모를 지역에 따라 10~30%(평년 10%)로 파악하고 있지만 현장 분위기는 좀더 심각하다. 전년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던 홍로 도매가격은 지난주 kg당 500원가량이 하락했다. 10kg 상자 최고가격은 7만원에서 4만원대로 내려갔다. 가격이 좋아 조기출하가 이뤄진 끝에 색택이 떨어지는 물량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게 도매법인의 분석이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전체적인 평균가격은 지난해보다 소폭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만, 상품 대과가 적은 탓에 품위 간 가격편차가 극심해지고 농가에 따라선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주 배 농가 이상만씨가 생육이 더딘 배를 따 들고 과수원을 둘러보고 있다.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내버려 둔 잡초가 무성하다.

신고배는 비대기가 폭염 시기와 정확히 겹친 탓에 홍로사과보다 생육부진이 두드러진다. 지난주까지 원황 품종만이 시장에 나왔을 뿐 신고는 이번주에야 출하를 시작한다. 지난해보다 열흘 가량이 늦어졌을 정도로 생육이 더디다.

사과와 달리 신고 한 가지 품종으로 재배가 집중돼 있는 배는 추석 성수기에 충분한 물량을 출하하지 못하면 하반기 폭락을 걱정해야 한다. 더욱이 품위가 떨어지는데다 올해 착과 수도 많은 만큼 당장 추석 가격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경연은 관수시설 보편화와 추석물량 계획생산에 따라 일단 배 수급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확한 것은 신고배 출하가 시작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사과와 마찬가지로 평균가격 변동은 크지 않은 가운데 품위 간 편차가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전남 나주의 배 농가 이상만씨는 “관수시설을 갖춘 농가가 늘어났다지만 아직 그렇지 못한 곳도 많고 특히 임차농지의 경우 선뜻 관정을 파기가 쉽지 않다”며 일정부분 가뭄 피해가 불가피함을 주장했다. 덧붙여 “시설을 갖춘 곳도 출하시기를 추석에 맞추려면 갑절의 노력과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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