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앞둔 현장에선

당진 · 여주 · 정읍 지역 농민들 반응

  • 입력 2016.08.26 17:10
  • 수정 2016.08.29 09:35
  • 기자명 원재정 ·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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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 강선일 기자]

 

“농협마다 수천 톤 쌀 재고 쌓여”

곽상열 농민(62)

곽상열 농민(62)

충남 당진시 고대면

벼농사 25년, 4만 5,000평 경작

“작년 쌀값이 1kg당 1,170원대였다. 올해는 1,00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 한다. 일각에선 세 자리 수로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이런 판국에 우리 동네 고대농협(당진시 고대면 농협)엔 판로를 못 찾은 쌀 재고량 1,000톤이 남았다. 합덕농협(당진시 합덕읍 농협)엔 3,000톤이 쌓였다. 올해도 대풍작이라 한다. 저 많은 재고량들을 다 털어내야 하는데, 농협에선 이렇다 할 대안을 못 내놓고 있다.

오히려 지역 농협 간에 서로 (쌀을) 팔아먹으려고 기존 판매처에 저가 입찰 경쟁을 벌인다고 한다. 그러면 더더욱 좋은 가격일 수가 없다. 농협 측에선 나름 대안을 찾고 있다곤 하는데, 하도 답답한 마음에 농협 사람들은 책상에 앉아서 뭐하고 있냐고 따지기도 했다. 쌀 농가들로서는 고통이 심하다.

 

“조벼 수매가부터 눈앞이 캄캄하다”

유병원 농민(59)

유병원 농민(59)

경기도 여주시 가남면

벼농사 40년, 2만평 경작

“여주지역 조생종 벼 수매가 문제로 시끄러운 것 들었을 거다. 여주농협조합공동법인에서 지난해 조벼 40kg에 7만3,000원 하던 것을 1만6,000원이나 싹둑 잘라 5만7,000원으로 하자고 했다가 농민들 반대에 부딪혀 결국 7만원으로 결정했다. 우리지역 쌀값은 앞으로 철원쌀, 이천쌀 결정에 영향을 주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나. 가남면에만 현수막 60개를 붙였다. 농사 지은지 꼬박 40년인데, 그때보다 소득이 4분의 1 토막나버렸다. 이것도 엄청 후하게 계산해서 그렇지. 이 동네가 이천과 인접해 이천땅에서 벼농사를 짓는 사람도 제법 많다. 그런데 작년부터 천대도 이런 천대가 없다. 이천지역에선 여주사람 거라고 안받아주고 여주에선 이천땅 거라고 안받아주고, 기가 막힌다. 여기 논에 벼가 누렇게 익지만 농민들 속이 아주 꺼멓게 탄다.”

 

“쌀값 계속 떨어지면 쌀농사 안 지어”

강용운 농민(49)

강용운 농민(49)

전북 정읍시 덕천면

벼농사 19년, 4만평 경작

“현 조벼 가격 추세를 보면 작년 40kg당 5만1,500원 하던 게 올해는 4만2,000원 선까지 떨어질 듯하다. 2018년까지 이 하락 추세가 계속되면 더 이상 아무도 쌀농사를 안 지을 거다. 그리고 벼를 취급하려는 데가 없다. 매입자를 찾아야 하는데 출하를 할 수가 없다. 농협에서도 수매를 안 한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생산비는 많이 든다. 토지 한 필지 수입이 280만 원 정도다. 그 중 토지 임차료 135만 원, 물재비(기계 사용비 및 종자비, 비료비 등) 93만 원, 방제비용 10만 원, 상토비 5만 원 등 한 필지 당 250만 원 정도가 빠진다. 그 외에도 돈 들어갈 데는 많다. 딸아이 한 학기 등록금(400만 원)도 만만치 않다. 얼마 전 고장 난 콤바인 미션 수리비도 들여야 하는데, 보험 비용 빼도 500만 원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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