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안정제 … 엇갈리는 기대와 우려

생산안정제 시범사업 품목·지역 확대 앞두고 지역 설명회 진행 중
“나름 성과 있었다” … “농가에 돈 되는 사업 아니다”

  • 입력 2016.08.21 06:56
  • 수정 2016.08.21 06:58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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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생산안정제 시범사업을 확대하면서 주산지 현장 분위기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말하면서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신중한 모습이다.

생산안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겨울무가 추가로 대상품목에 지정돼 시범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기존 품목도 대상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3월 유통구조 개선 및 수급안정 업무계획 보고회에서 생육단계 면적조절 등 사전에 적정면적을 유도하기 위해 계약물량에 일정가격을 보장하는 생산안정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산지 현장은 만만치않은 상태다. 지난해 고랭지사업 생산안정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강원도 정선지역은 가격폭락과 작황부진을 차례로 겪으며 생산안정제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는 모습이다. 이대호 정선군농민회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생산안정제 시범사업을 진행했지만 가격에 별 영향이 없었다”라며 “올해는 배추가격이 오름세인데 정부가 대책을 못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목표인 수급관리가 안 된다는 평가다.

고용길 정선농협 상무는 “지난해 우리 지역은 보전금액이 적었지만 실제 적립규모의 3분의2가 보전금액으로 쓰였다. 1년차인데도 나름 성과가 있었던 걸로 보고 있다”라며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지난해 강릉·태백·정선·삼척·평창에서 진행한 고랭지배추 생산안정제 사업은 16억1,800만원의 수급안정기금을 적립(93농가 참여)해 10억2,200만원을 기준가격 보전과 출하중지 보전에 집행했다.

다만 고 상무는 “올해는 병충해가 발생하며 배추를 반도 못 건지거나 아예 손도 못 댄 농가들이 있는데 이들은 보전대책이 없다”라며 “농식품부에 병충해 보전대책을 건의했지만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전남 신안지역에서 생산안정제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양파는 올해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17일엔 신안지역 인근의 전남 무안지역에서 생산안정제 설명회가 열렸다. 홍백용 무안군양파생산자협의회장은 “생산안정제가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이 날 무안군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설명회는 적잖은 농민들이 도중에 자리를 떠 뒷맛을 남겼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품목농협 관계자는 “농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은 아니어서 대부분 자리를 뜨더라”고 귀띔하며 “사전에 수급조절을 하겠다는 얘기던데 농가가 가격을 보장받기 보다는 외려 가격이 내려가지 않겠냐”라며 “농가 입장에서 돈 되는 사업이 아니지 않나 싶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주산지협의체를 구성해 사전에 수급조절하겠다는 게 맞는 얘기지만 농산물은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라며 “결국 사업을 해봐야 답이 나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양파 생산안정제는 신안지역 4개 농협 322농가가 참여해 총 5,000톤의 양파를 계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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