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뒤덮은 폭염, 농업 피해도 확산

가축 집단 폐사에 병해충 기승
농작물 작황부진·수확량 급감 … 시세 하락

  • 입력 2016.08.20 14:54
  • 수정 2016.08.20 14:56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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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전국이 불볕더위에 몸살을 앓았다. 한낮은 물론 밤까지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여름, 가축이 집단 폐사하고 농작물 작황부진에 가격까지 떨어지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경북 안동 고추 주산지의 경우 대부분의 고추가 말라 비틀어지거나 곯아 수확물이 급감했다. 추석에 출하될 사과도 강한 직사광선으로 타고 짓물러지는 일소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돼 농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안동시 녹전면 이수갑씨(62)는 “주변 고추 농가들이 워낙 가물어서 한 번에 다 익었다고 아우성이다. 보통 4번, 5번 나눠서 수확을 하는데 올해는 2번 수확하니 끝났다”면서 “차츰차츰 익는 게 아니라 굵어지기도 전에 익어버리니 품질도 안 좋고 가격도 형편없다”고 말했다.

오이와 생강 농사를 짓는 이씨는 “가뭄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량 자체가 절반 밖에 안 나온다. 작황도 좋지 않아 예년에 1만원 받던 가격이 7,000원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물량 줄고 가격 줄어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명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23일부터 8월 14일까지 1주일 간격으로 ‘온열질환 발생현황’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온열질환자는 총 1,719명이며 사망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가 538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8월 7일부터 13일까지로 지역별 분포는 △경기 81명 △경남 73명 △서울 61명 △전남 41명 △경북 35명 등이며 직업별로 보면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248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발생장소 또한 △일반적인 작업장 498명 △논·밭 277명 순으로 농업 현장이 폭염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 피해에 대해 “가축 폐사 외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재해대책과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사과 등 농작물 피해를 보도하고 있는데, 확인해 보니 일소현상으로 햇빛과다 피해”라며 폭염과는 선을 그었다. 농촌지역 폭염에 대한 인명피해 또한 “우리부 소관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알아봐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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