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돼 버린 폭락 … 고추농가는 올해도 웁니다

계속되는 수입산 시장잠식
생산 줄었어도 폭락 여전
전남농민들 정부수매 요구

  • 입력 2016.08.12 11:20
  • 수정 2016.08.12 11:24
  • 기자명 권순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고추가격이 올해도 어김없이 폭락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폭락에 농민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전남지역 농민들은 정부의 개방농정을 질책하며 정부수매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건고추 산지가격은 600g당 4,000~6,000원선에 형성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이 전망한 8월 평균 산지가격은 5,500~5,900원이다. 지난해보다도 낮은 가격이며 2013년 이래 4년이나 연속된 폭락상황이다. 농민들이 주장하는 건고추 600g의 생산비는 7,000원선이다.

올해 건고추는 재배면적이 줄어든데다 단수 또한 지난해와 비슷해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4~10.6% 감소할 전망이다.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하락한 이유를 농경연은 이월 재고량 때문이라 발표했는데, 이는 결국 수입으로 인한 영향이다.

국내 건고추 생산량은 올해 9만톤(추정치)까지 떨어지며 2014년부터 계속 수입량을 밑돌고 있다. 반면 수입량은 10만톤 수준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산의 증가로 국산 고추가 생산기반을 잃어가는 양상이며 거듭된 폭락으로 이것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6개년 건고추 재배면적 및 산지가격 변화. 자료출처:통계청(2016년은 농경연 예상치 평균값)

수입고추는 7,000여톤의 TRQ 의무수입량 외엔 270%의 고율관세를 물어야 하지만 냉동고추나 혼합조미료·소스류 등은 50% 미만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수입 건고추가 저율관세를 받는 다양한 편법으로 들어옴으로써 고추농가는 사실상 고율관세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농민들이 연이은 고추가격 폭락을 정부의 정책실패 탓으로 돌리는 이유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의장 김재욱)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무분별한 개방농정으로 고추 농사가 죽어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생산기반 붕괴 위험을 거론하며 “고추가격 폭락은 단순히 농가소득 감소가 아닌, 한국농업의 중요한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전농 광전연맹은 고추가격 폭락 대책으로 △건고추 600g당 1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정부수매할 것 △TRQ 물량 수입을 중단할 것 △냉동고추의 건고추·고춧가루 재가공을 규제하고 수입산·국산 혼용 유통을 금지할 것 △고추 최저가격을 현실화하고 계약재배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농식품부 입장에서 난처한 요구사항임엔 분명하지만, 단순한 일회성 폭락이 아니라 고추농업 자체가 구조적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