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가 대기업 돈벌이 판 될 것”

전북농단연, LG 등 대기업 농업 진출 맹성토 … 전북 차원 대책위 구성, ‘불매운동’도 불사

  • 입력 2016.07.24 12:29
  • 수정 2016.07.24 18:23
  • 기자명 홍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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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농업인단체연합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지난 14일 전북도청 앞에서 대기업 농업진출 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전북농민들이 대기업 농업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전북도청 앞에 모였다. 전북농민들 사이에서 대기업 농업 진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이유는 군산 새만금에 생산 단지를 구축하려는 LG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김석준 전북농업인단체연합(전북농단연) 회장은 “대기업 농업 진출은 농민들에게 농사일 그만하라는 소리”라며 대기업이 농업에 침범해 농민들 설 자리를 좁혀가고 농촌이 기계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밝혔다.

햇볕이 뜨거운 날이었지만, 농민들은 송골송골 맺힌 땀을 그대로 흘리며 계속해서 구호를 외쳤다. 대기업 농업 진출이 농촌경제에 바람을 넣어줄 것이라 기대하는 여론이 있다는 말에 회견 참가자 중 한 농민은 “어림도 없는 소리다. 그렇게 좋은 것이면 왜 우리가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겠나. 농지가 대기업 돈벌이 판이 될 것”이라며 발끈했다.

LG가 진행하려는 스마트바이오파크는 전북 군산시 새만금산단 1단지 76ha(23만평)에 약 3,800억원을 투자해 50ha에는 생산단지를 구축, 26ha에는 연구·개발·홍보를 위한 어메니티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북농민들은 50ha에 달하는 대규모 생산단지에 농업회사가 들어와 농산물을 생산하면 농민을 농업노동자로 전락시키는 꼴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시설원예품목도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등 품목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과 농민간의 불필요한 경쟁이 소모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효신 전북농단연 집행위원장은 “초기에 이 문제를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대기업 농업 진출이 현실화 될 것이다. 현재 모든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가격폭락이 농민들에겐 심각한 문제인데 대기업 농업 진출까지 하면 시장은 더 좁아져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보며 “보수언론은 대기업을 지원사격하며 우리 농민들을 정치농민단체라고 매도하고 있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전북농단연은 앞으로 시설원예품목 위주로 전북대책위를 만들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농단연에는 현재 전농 전북도연맹을 비롯해 총 14개 농민단체가 소속돼있다. 전북농단연은 앞으로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시설원예농가 중심의 대책위를 구성하고, LG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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