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성분은 까다롭게 다뤄야

  • 입력 2016.07.17 01:16
  • 수정 2016.07.17 01:19
  • 기자명 방민우 생명마루한의원 분당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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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우 생명마루한의원 분당점 원장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옥시사태는 마치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사고의 책임과 희생을 개인에게 지우려는 거대 자본의 폭력을 다시 한 번 똑똑히 보았다. 갓난아기는 이유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나야 했고 소중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거리의 난민이 되었다. 또한 말할 수 없이 가슴 아픈 사건을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감히 덮으려했던 자본의 천박함도 다시 한 번 보았다.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세계 최초의 살생물제 사건이 아닌가.

일반적으로 생활 화학제품 사용은 회사의 브랜드, 특정 광고 문구에 의해 선택되어 왔다. 상품 설명서에 빼곡히 나열된 성분을 알 리도 없고 일반인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란 사실상 어렵다. 당연히 믿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화학공부를 시작했다는 어린아이를 가진 엄마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전에도 아기 물티슈 사건으로 생소한 ‘세트리모노늄 브로마이드’를 잘 알게 되었고 한참 세상이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 이제 안전한 소비를 각자 알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각자도생’이라던 모 신문사의 씁쓸한 만평이 떠오른다. 안전한 성분, 유명한 브랜드 등에 이전처럼 의존하기에는 목숨이 달린 문제라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생활용품에 자주 쓰이는 화학제품은 그 성분을 ‘약’처럼 까다롭게 다루고 검증하는 제도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인식과 제도 변화가 매우 절실히 필요하다.

최근 인기 상품인 디퓨저, 아로마 향초는 스트레스 완화에 좋다는 광고에 생활 속으로 매우 다양하게 침투하고 있지만 그것의 부작용은 그저 개인의 취향 문제가 되어 왔다. 두통과 메스꺼움을 느끼는 경우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연향이 아닌 인공적으로 향기를 내는 제품은 마치 냄새를 통한 치료 보조요법처럼 마케팅 했지만 사실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상품을 벤젠 같은 유기화합물에 녹여 공기 중에 잘 퍼지도록 만들었다면 두통, 호흡 곤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조식품도 자유로울 수 없다. 말 그대로 건강을 위한 식품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믿고 선택한다. 하지만 건강보조식품 관련 응급실 접수는 심장이상, 구역질과 구토, 부작용 등으로 양상이 다양하다. 건강보조식품은 미국에서 가장 큰 성장을 이뤘다. 미국 뿐 아니라 어디 해외여행을 갈 때면 어디가면 이건 꼭 사와야한다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실제 성분의 안전성, 본인의 몸 상태 상관없이 과신되는 건강보조 식품들이 많다. 미국에서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하고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무려 매년 2만3,000여명 정도가 된다고 하니 주의가 요망된다. 건강보조식품은 한약재와 달리 그 재료를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안전한 제도 내에 있지 않다.

‘약’처럼 성분을 꼼꼼하게 다루고 철저한 검증을 통해 안전한 물품이 유통될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의 소중한 가족이 달린 문제이고 불필요한 공포에 시달리고 다시 공포마케팅에 활용되는 일이 없도록 시급한 제도의 변화가 요구된다. 안전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이고 이를 지켜줄 의무는 마땅히 국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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