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제 뿌린 벼 하얗게 말라죽어

평택서 S사 중기제초제 뿌린 논 백화현상 발생
해당 업체와 보상 협의 늦어지면서 피해 농민 발만 ‘동동’

  • 입력 2016.07.15 11:36
  • 수정 2016.07.15 13:21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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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노와리에서 농사짓는 이기철씨가 중기제초제를 뿌린 뒤 하얗게 말라죽은 벼로 인해 군데군데 논바닥이 드러난 농지에서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논에 뿌린 제초제로 인해 벼가 하얗게 말라 죽는 백화현상이 나타나 농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노와리 일대 약 50여 농가는 지난 5월 말~6월 초에 벼가 힘없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농약 제조·판매업체 S사의 중기제초제를 뿌린지 얼마 안돼서다.

특히 피해가 심한 곳은 다섯 농가로, 생산비를 제외하고도 1,200평 기준 약 100만원 정도의 손해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해 농민 이기철씨는 “벼 죽은 거 살려보겠다고 물을 뺏다가 다시 대다가 하다보니까 잡으라는 잡초는 오히려 못 잡고 벼만 죽고 사람 환장하겠다. 사람 죽겠다는 말이 거기서 나오더라”며 “이러면 후기제초제 비용도 2중 3중으로 들어간다. 또 약을 뿌린 이후 전체적으로 벼 활착도 늦어져 수확기에 문제가 되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피해 농가들은 해당 제초제를 판매한 S사에 지속적으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피해가 발생한지 한 달이 넘어서도 보상 협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다른 피해 농민 조진구씨는 “처음엔 업체에서 영양제나 살충제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내가 원예 농사짓는 것도 아니고 필요가 없는 약이었다”며 “업체는 현금 보상으로는 150만원까지 가능하고 나머지는 보험으로 처리하겠다고 하더니 이제 와선 또 확실치 않다고 하고 말이 계속 바뀐다”고 말했다.

업체가 확실한 보상 방법을 내놓지 않다보니 농민들은 답답함을 넘어 일부러 피해를 축소하려고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진구씨는 “만약 보험회사에 넘겼으면 진작 보험회사에서 조사해 갔어야 하는 거 아닌가. 논바닥이 다시 파랗게 덮이면 눈으로 봐선 멀쩡해 보이니까 사고가 안 난 것처럼 하려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S사 관계자는 “13일 현재 피해조사를 마친 상태다. 곧 출수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우리도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보상 과정이 늦어진 것은 보험회사와의 협의가 잘 안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약제 중심으로 1차 보상을 7월 4째주에 할 것이고 현금 보상을 원하는 분은 7월 말까지 지급을 완료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가이드라인이 없어 보상 금액은 지금 상황에선 얼마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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