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뿌린 제초제로 인해 벼가 하얗게 말라 죽는 백화현상이 나타나 농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노와리 일대 약 50여 농가는 지난 5월 말~6월 초에 벼가 힘없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농약 제조·판매업체 S사의 중기제초제를 뿌린지 얼마 안돼서다.
특히 피해가 심한 곳은 다섯 농가로, 생산비를 제외하고도 1,200평 기준 약 100만원 정도의 손해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해 농민 이기철씨는 “벼 죽은 거 살려보겠다고 물을 뺏다가 다시 대다가 하다보니까 잡으라는 잡초는 오히려 못 잡고 벼만 죽고 사람 환장하겠다. 사람 죽겠다는 말이 거기서 나오더라”며 “이러면 후기제초제 비용도 2중 3중으로 들어간다. 또 약을 뿌린 이후 전체적으로 벼 활착도 늦어져 수확기에 문제가 되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피해 농가들은 해당 제초제를 판매한 S사에 지속적으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피해가 발생한지 한 달이 넘어서도 보상 협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 다른 피해 농민 조진구씨는 “처음엔 업체에서 영양제나 살충제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내가 원예 농사짓는 것도 아니고 필요가 없는 약이었다”며 “업체는 현금 보상으로는 150만원까지 가능하고 나머지는 보험으로 처리하겠다고 하더니 이제 와선 또 확실치 않다고 하고 말이 계속 바뀐다”고 말했다.
업체가 확실한 보상 방법을 내놓지 않다보니 농민들은 답답함을 넘어 일부러 피해를 축소하려고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진구씨는 “만약 보험회사에 넘겼으면 진작 보험회사에서 조사해 갔어야 하는 거 아닌가. 논바닥이 다시 파랗게 덮이면 눈으로 봐선 멀쩡해 보이니까 사고가 안 난 것처럼 하려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S사 관계자는 “13일 현재 피해조사를 마친 상태다. 곧 출수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우리도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보상 과정이 늦어진 것은 보험회사와의 협의가 잘 안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약제 중심으로 1차 보상을 7월 4째주에 할 것이고 현금 보상을 원하는 분은 7월 말까지 지급을 완료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가이드라인이 없어 보상 금액은 지금 상황에선 얼마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