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농업=신성장동력?

  • 입력 2016.07.08 12:02
  • 수정 2016.07.08 12:03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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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5%에 그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 초중반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예상한 3% 초반에 비해 거의 1%나 떨어진 수치다.

정부와 소위 전문가들은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있다며 신성장동력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농업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2월 농림어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농업 생산에 민간투자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기업의 농업 생산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한 것이다.

이미 우리는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상점이 골목상권을 어떻게 잠식해 나가는지 알고 있다. 농업 생산 부분에마저 기업이 진출하기 시작한다면 농민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영세 소농들은 빠르게 밀려나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기업의 농업 생산 진출은 수출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국내 농민들에게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너무나 빈약하고 얄팍한 변명이다. 수출시장을 무한정 늘릴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는 것일까. 농식품부의 미래 농업 계획 속에 현재의 영세 소농은 존재하지 않는다.

농민 대신 기업이 농산물을 생산하면 왜 안 되나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농업을 단순히 돈벌이 ‘산업’으로 보기 때문이다. 농민이 수행하고 있는 기능 중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생산 외 다원적 기능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이지만 농민들은 농촌이 삶의 터전이다. 농민이 농촌에서 농사짓고 사는 것만으로도 농촌의 생태적, 경관적 가치가 보전된다. 이미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는 이 가치를 인정하고 중요하게 생각해 소농·가족농 보호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지금 우리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먼 미래에는 “토마토는 LG가 맛있다” 혹은 “쌀은 삼성이 맛있다” 같은 대화가 오가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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