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수급조절자금 동난 낙농진흥회

농가 “감산 약속 지켰으니 나머지는 진흥회와 정부 몫”

  • 입력 2016.07.01 12:56
  • 수정 2016.07.03 09:46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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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 낙농진흥회는 올해 배정받은 원유수급조절자금 150억원을 상반기에 모두 소진했다. 지속적으로 추가 예산 편성을 요청하고 있지만 “추가 예산은 없다”는 정부의 입장이 강경하다. 한승호 기자

낙농진흥회의 유대체불 사태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소속 낙농가들은 약속대로 감산을 했으니 남은 부분은 진흥회와 정부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원유수급조절자금이 동난 채로 시작한 하반기, 낙농진흥회는 낙농가와 정부 사이에서 어떤 해결책을 찾아낼까.

올해 낙농진흥회(회장 이근성, 진흥회)와 유업체의 계약물량은 44만톤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2013년 47만8,000톤에 비하면 약 4만톤 가량이 줄어들었다. 농가가 원유 생산량을 2013년 수준으로 줄여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5% 가량 줄었음에도 소비가 동반 감소하는 바람에 감산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정부도 유업체에 원유 부족분은 증산하지 말고 진흥회에서 구매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생크림 대란의 중심에 있는 유업체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낙농진흥회는 올해 배정받은 원유수급조절자금 150억원을 6월로 모두 소진했다. 이미 지난 2월 하반기에 79억원을 소진한 터라 모두가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흥회도 올해 잉여원유 처리에 24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일찌감치 96억원의 부족분을 예상해왔다. 낙농진흥회는 정부에 지속적으로 원유수급조절자금 추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재부에서는 추가 예산안을 검토조차 하고 있지 않다. 언제까지 퍼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라며 “공급량이 2013년 수준으로 줄었어도 대체음료 등 대외여건 때문에 유제품 수요가 따라주지 못한다. 유대체불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낙농가의 추가 감산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잘라 말했다.

생산자측도 “정부와 진흥회가 원유 감산 대책을 논의할 때 원유 생산량을 2013년 수준으로 줄이자고 했고 우리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진흥회와 소속 낙농가는 갑을 관계다. 원유를 가져가고 유대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흥회의 갑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을 더 줄 수 없다는 정부와 약속을 지키라는 낙농가 사이에서 진흥회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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