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에 직격탄 날린 jtbc ‘악마의 편집’

한우협 “탐사플러스 왜곡·허위보도 정정하라” 강력 항의

  • 입력 2016.06.19 20:21
  • 수정 2016.06.19 22:44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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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최근 쇠고기 마블링이 인체에 해롭다는 일각의 주장에 쇠고기 등급제 보완에 대한 여론이 뜨겁다. 한우농가들은 마블링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해외 석학까지 초청해 각종 세미나, 토론회 등을 개최해왔지만 단 9분 만에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 JTBC ‘탐사플러스’의 한우 등급제와 마블링에 관한 부정적 보도에 대해 전국한우협회 임원진들이 지난 17일 JTBC를 항의 방문해 왜곡편파방송에 대한 후속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jtbc ‘탐사플러스’에서 한우 등급제와 마블링을 주제로 9분8초간의 방송을 내보냈다. 주요내용은 △마블링으로 등급결정…소들이 눈머는 축사 △소 마블링 등급제 오히려 국민건강 역행으로 구성됐다.

앵커와 기자는 한우농가들이 마블링을 위해 소를 가둬 억지로 살찌우고 일부 영양소를 제한해 소를 병들게 하고 결국 병든 소가 식탁에 오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마블링은 맛만 좋을 뿐 질병을 야기한다는 멘트를 인용해 미국·호주·뉴질랜드 등 지방함유율이 낮은 수입육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덧붙였다.

이에 전국한우협회는 억지로 살찌우고 병든 소를 생산한다며 한우농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인터뷰 내용을 거두절미하고 왜곡된 내용으로 악용했다며 항의했다. 또 단순히 지방이라는 이유로 마블링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지적에는 과학적 근거가 결 여돼있으며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시켜 공정한 보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17일 jtbc에 항의방문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이근수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과 최초 취재요청을 받고 농가 취재에 도움을 주었던 한우협회 전북도지회의 정윤섭 회장과 박일진 사무장, 전북 익산시지부 김태완 사무장까지 생업을 뒤로하고 서울 상암동의 jtbc를 찾았다. 한우협회 관계자들은 보도국 사무실로 올라가 담당 pd와 작가, 기자 등을 직접 만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했으나 jtbc의 제재로 방문한지 40여분이 지나서야 1층 로비 접견실에서 탐사플러스 보도팀장을 만날 수 있었다.

박일진 사무장은 “한달 반쯤 전에 등급제 보완에 대한 한우농가의 입장을 듣고 싶다면서 취재요청 전화가 와서 도움을 줬다. 공정한 보도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우농가가 분명하게 등급제 보완과 마블링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했는데 그 내용은 다 빠져버렸다. jtbc가 공정한 보도를 할 생각이었다면 농가와 축산전문 연구원 등의 다양한 찬반의견을 모두 담았어야했는데 일방적으로 농가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취재에 응했던 한우농민도 “기자가 와서 등급제 보완에 대한 농가들의 반응을 묻더라. 20분 정도 인터뷰를 했는데 방송을 보니 기자가 소를 32개월 먹이고 35개월 먹일 때 뭐가 다른지 물었던 부분만 잘려서 나왔다”며 “방송 내용은 한우와 달리 마블링이 유전적 특성상 잘 생기지 않는 호주산 미국산 저지방육을 청정육처럼 홍보해 팔아먹기 위한 것 같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아울러 비타민A 결핍은 극히 일부 농가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잘못된 부분인데 마치 전체 농가의 일처럼 확대보도한 것과 규산제를 사용하는 장면을 방송하면서 한우 사육에 사용이 금지돼있는 호르몬제를 사용했다고 허위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항의했다.

jtbc 관계자는 “정부정책에 대해 비판하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9분의 방송이었고, 방송 특성상 인터뷰가 15초 이상 나갈 수 없다”며 “짧은 시간에 현행 등급제에 대해 비판할 부분을 강조하려다보니 전반적인 이야기가 고루 담기지 못했다”고 말하며 내부적인 검토를 거친 후 정정보도나 후속보도 등 가능한 방법을 통해 내용을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한우농가측은 마블링은 한우가 한반도 환경에 적응하면서 유전적으로 발달시켜온 능력으로 한우만의 전통이자 문화,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탐사플러스’는 마블링과 등급제에 문제가 있다는 기획자의 결론을 바탕으로 기획된 보도라면서 개인농가의 일탈을 짜깁기 보도함으로써 한우산업 전체를 흔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우협회측은 “보도를 할 때에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농가들이 소를 병들게 키운다는 내용이 어떻게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것인가”라며 “20일 월요일까지 △손석희 사장 면담 △왜곡·편파방송에 대한 후속조치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jtbc의 후속조치에 따라 오는 23일 대전에서 열릴 예정인 한우지도자 대회를 jtbc에 항의하는 방향으로 변경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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