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만 하면 축산환경이 개선되나”

축산환경 개선 업무협약식, 생산자단체장 항의 쏟아져

  • 입력 2016.05.22 12:51
  • 수정 2016.05.22 12:52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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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축산업 환경개선을 촉구하는 각종 행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집행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참다못한 생산자단체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농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에선 축산환경관리원, 국립축산과학원, 한국환경공단 등 3개 축산환경지원기관과 농협중앙회, 전국한우협회, 대한한돈협회 등 7개 생산자단체가 모여 축산환경 개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엔 여인홍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참석해 이들 기관 및 단체를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협약식은 참석한 생산자단체장들의 항의가 쏟아지며 어색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여 차관이 “이번 협약에 책임감을 갖고 각자의 역할을 다 하자”고 격려사를 마치자 이병규 대한한돈협회장이 “어떻게 축산환경을 개선하겠다는건지 구체적인 설명을 들어본 적이 없다. 설명부터 해달라”며 운을 뗐다. 이 회장은 “정부에 거듭 퍼포먼스가 아닌 거버넌스(협치)를 해달라 얘기했다”며 “사인만 하면 되는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 차관이 “이번 협약을 계기로 각 사안을 제대로 엮어 굴러가도록 바꾸려 한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단체장들은 “농가들은 교육만 받다가 죽는거다”, “몇달간 MOU만 했다”며 쓴소리를 계속했다.

결국 여 차관이 거듭 “지향점을 찾는 계기로 MOU를 정리하자. 할 수 있는 역량과 범위를 찾아 노력하겠다”고 나서 간신히 단체장들의 서명을 받을 수 있었다.
 

▲ 18일 축산환경 개선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조명식 한국낙농육우협회 부회장이 업무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협약에 참여한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예산 수반없이 (축산환경 개선을)해낼 수 없다. 소비자는 가격을 낮추라 하지만 해썹 인증 취득 등 환경개선에 나서면 생산비는 오른다”고 주장했다. 오세을 대한양계협회장은 “양계 계분은 비료로 자원가치가 높다. 자원화를 해야 하는데 산업쓰레기로 전락하고 유기질비료 재료는 수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태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도 “MOU가 실질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게 많다”며 “6개월에서 1년 뒤 성과를 측정하고 실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에서 3개 지원기관은 △가축분뇨 자원화 및 축산악취 저감 연구·지도 △현장 중심체계적 교육·컨설팅 △악취저감 기술지원 및 진단 등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7개 축산생산자단체는 △방취림 식재, 악취저감 제품·시설 적극 사용 △축산환경 개선 자발적 노력 △대국민 축산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에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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