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협의 특정신문 구독 강요 중단해야

  • 입력 2016.05.22 12:29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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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의 취임 이후 파격적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름 아니라 김병원 회장의 입에서 농협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이 그동안 국민경제와 농민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지만 국민과 농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농협의 자기비판을 토대로 신뢰받는 농협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병원 회장의 이러한 언행을 보면 본인이 농민으로 지역농협 조합장으로 느꼈던 농협에 대한 인식은 일반 농민들이 갖고 있는 농협에 대한 인식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최근 김 회장은 대대적인 농민신문 구독운동을 지시해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전국 지역농협 직원으로 구성된 협동조합노조에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내부적인 고충이 확실히 감지되는 상황이다.

김 회장의 농민신문 구독 독려는 신문을 통해서 협동조합 정신을 전파 보급해 농민들에게 신뢰받는 농협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획일적이고 하달방식의 구독 확대 방침은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고 옳은 방식도 아니다.

농민신문은 그동안 농민들에게 농업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농민들에게 농민신문은 중앙 일간지 못지않은 인지도가 있으며 아울러 발행 부수 역시 주요 중앙 일간지와 견줄만한 수준이다.

농민신문은 대부분 지역농협의 지도사업비로 농민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 또다시 구독 확대를 독려하는 것은 지역농협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일이다. 이번 회장의 신문구독 확대 지시에 따라 지역별로 목표가 세워지고 지역농협에 강제 배정되면서 협동조합 노조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이 농협이 개혁해야 할 부분이다. 합리적이고 자율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장이 지시하면 내리먹이기 식 사업풍토가 문제이다. 사업 집행의 효율성은 있겠지만 비민주적이고 강압적인 사업형태가 지역농협에 그리고 농민들의 지탄의 대상임을 왜 모른다 말인가?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있을 김병원 회장이 획일적인 사업을 강요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 할 수 있다.

김병원 회장이 지금 관심을 쏟아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 농민신문이 50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역농협의 지도사업비가 아니면 지탱되지 않은 구조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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