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회초리를 든 20대 총선

민심의 소리 들어야

  • 입력 2016.04.22 17:38
  • 기자명 김용빈 철원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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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김용빈 철원농민]

지난 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선거에서 국민은 현명하고 냉철했다. 국민 무시하는 국회와 정치꾼들을 민의는 추호도 용납하지 않았다.여당에는 공천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린 공천과정의 오만에 대해서, 국회를 거수기쯤으로 생각하는 청와대의 독선에 입 닫으라는 경고장을 보냈다. 야당에는 호남은 더 이상 잡아 놓은 물고기가 아니라고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진보진영에도 여기저기 나뉘어져서 내가 진보당이라고 표만 달라고 쫓아 다니지 말고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을 위해서 좀 더 실천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영남과 호남에서 여·야를 서로 바꾸어 뽑아 주면서 철옹성의 지역주의에서 벗어나려는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특히 강남이 깨어 나는데 농촌은 이직도 국회를 제대로 심판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게 됐다.

이번 선거의 희망은 막대기만 꼽아도 당선된다는 여야에게 '텃밭의 자만'에서 벗어나라는 시대정신을 보여 주었다. 즉 민심을 외면하고 1%의 가진자만을 위한 일만 하면서 표만 달라는 정당과 후보는 더 이상은 국회에 못 들어간다는 민심을 보여 주었다. 유권자들은 여소야대를 만들어 반성하도록 하고  일방적인 묻지마 공천으로 내팽개쳐진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켜서 잘못된 공천과정을 되새겨보게 했다.

국민은 우리가 만든 국회에서 이제 부터는 국회의원들이 어떤 일을 하나 두고 볼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일을 꼭꼭 찍어서 일을 시켜야 한다.
그 중 먼저 해야 할 일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를 헛바지로 만들며 세월호 진실 규명을 흐지부지 한 것을 바로 잡아, 사고의 의문점들을 제대로 밝혀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농민과 농촌의 어려움을 외치다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5개월이 넘도록 사경을 헤메이고 있는 백남기 농민 폭력사건의 국가사과와 공권력 책임자를 처벌 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농촌선거구의 지역적 차별을 해결할 선거제도 마련과 후보 단일화 논의로 늘 시끄러운 대통령 선거의 개선을 위한 결선제 도입 등도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 그 외에도 4대강사업 문제점, 방산비리, 자원외교의 부실을 밝히고 엄단해야 한다.

한편 넘쳐나는 수입 농산물에 우리의 먹거리가 수입에 의존하게 되고 농촌 경제는 다 무너져 내리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 식량자급률법제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농산물의 최저가격보장제를 도입해야 한다.

즉, 국회가 다리공사와 도로공사 등 토목공사에 앞장서지 말고, 국가의 기본 질서를 세우는 일을 우선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 동안 장관 후보들이 국회 청문회에서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 사람들이 그대로 임명되는 일을 비일비재하게 보아 왔다. 문제가 많은 수장이 각 부처에서 신임을 받으며 운영 할 수 있을지 매우 우려 된다. 이번 20대 국회는 국민의 회초리를 책상 앞에 두고 긴장하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19세기 프랑스 사상가 알렉시 드 토크빌은 그 나라의 정치는 그 나라의 국민 수준만큼 결정 된다고 했다는데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수준 높은 국민의 심판을 못 알아듣고 또 다시 엉뚱하거나 제 욕심만 채우는 정당이나 국회의원은 더욱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된다는 생각을 잠시라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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