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무엇을 먹어야 내 몸에 좋을까요?

  • 입력 2016.04.16 22:44
  • 수정 2016.04.16 22:47
  • 기자명 박현우 경희 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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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우 한의사

환자들이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내 몸에 맞는 음식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오미자가 좋아요, 구기자가 좋아요? 우엉차를 먹고 있는데 그건 어떤가요? 지금 어디어디가 아픈데, 혹은 아프지는 않지만 건강관리를 위해서 집에서 먹으면 좋은 게 뭐가 있을까요? 

약재의 경우 내 몸에 맞는 것인지 아닌지는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수적이겠지만 혼자서도 해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내 몸이 원하는 맛을 찾아서 먹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관지가 약해서 고민이라 오미자를 먹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이 사람은 평소 신맛을 싫어하고 매운 맛을 좋아한다. 그래서 신맛을 피하려고 달달한 꿀이나 설탕을 타먹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굳이 신 맛의 오미자를 먹을 필요가 없다. 차라리 생강처럼 매운 맛이 있는 것을 먹는 게 낫다. 

한의학에서는 약재의 효능을 기미론(氣味論)으로 표현했다. 기(氣)란 약재가 따뜻하고 시원하고 뜨겁고 차가운 정도를 말하고, 미(味)란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맛을 말한다. 약재의 맛과 성질이 곧 약재의 효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오미(五味), 다섯가지 맛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매운 맛은 흩어지게 하고[辛散] 신 맛은 모아 거두게 하며[酸收] 단 맛은 부드럽게 하고[甘緩] 쓴 맛은 단단하게 하며[苦堅] 짠 맛은 연하게 한다[鹹軟]…그러므로 사계절과 오장의 병에 맞추어 다섯가지 맛을 써야 한다”고 했다. 

내 몸은 필요한 것을 찾는 힘이 있다. 평소에 내가 다섯가지 맛 중에 어떤 맛이 당기는지 잘 살펴보자. 정보의 홍수에서 빠져나와 내 몸이 원하는 맛에 귀를 기울여보자. 내 몸이 원하는 맛은 우리 몸이, 오장육부가 필요로 하는 맛이다. 

물론 한가지 약재나 한가지 맛을 지속적으로 먹는 것은 건강에 무조건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지나치면 오히려 몸을 상하게 하기 마련이다. 몸에 잘 맞는 것 같다고 하더라도 적당한 선에서 그쳐야 한다. 몸에 좋은 것을 찾아서 꾸준히 먹으면 그저 좋을 것만 같지만 꾸준히 먹어서 좋은 것은 쌀, 보리 같은 곡식밖에 없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오장(五臟)은 다섯가지 맛에서 생기(生氣)를 받지만 이 다섯가지 맛에 다칠 수 있다. 비록 입에 맞는다고 하여도 먹을 때에는 반드시 지나치게 먹지 말고 자체로 조절하여 먹어야 한다. 지나치게 먹으면 원기(元氣)가 상한다.” 

한약 처방은 이 때문에 한가지 맛의 약재로만 구성하지 않고 여러 가지 맛의 약재가 들어간다. 한쪽으로 치우치기만 해서는 몸이 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인삼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인삼만 달이는 것이 아니라 반하나 맥문동, 황련, 건강, 진피 등 다른 약재들을 같이 넣는 식이다. 이렇게 해야 지속적으로 몸에 좋은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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