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협의 유통사업 이래도 되나

  • 입력 2016.04.10 09:58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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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안심축산의 계란유통 사업이 억대의 비리와 과도한 유통마진으로 질타 받고 있다. 농협은 2011년 농협법 개정 이후 지금까지 신용사업 중심에서 경제사업 중심 농협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이 생산한 농축산물 판매를 책임지는 판매농협을 지향하며 올해까지 농협경제지주를 분리하게 돼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농협의 유통사업에 비리와 과도한 유통마진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농협의 납품비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억대의 납품비리가 적발된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재발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무엇보다 농협의 납품은 투명하고 공정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농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아울러 농협에게 경제사업에 주력하라는 근본 취지를 간과해선 안 된다. 생산자 단체인 농협이 현행 농축산물 유통경로에서 오는 과도한 유통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여 농민에게는 제값을 소비자에게는 적정한 가격을 보장하자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농협의 안심계란 사업을 보면 근본 취지가 무색할 따름이다. 농협조직 자체가 과도한 유통비용의 유발 당사자 되어 농민을 위한 유통사업이 아니라 농협을 위한 유통사업으로 전락하고 있으니 말이다.

안심축산은 농민에게 계란 한 판을 최대 3,600원에 사서 농협유통에 4,200원에 납품하고, 농협유통은 6,730원에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가격차이가 무려 3,100원으로 생산자 수취가격에 86%의 마진이 붙어 판매하고 있다. 이는 구입가를 최대로 책정했을 때를 가정한 것으로 실제 유통비용은 이보다 더 크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된 것은 농민들이 생산한 농축산물을 제값에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농협의 유통조직들이 각각 이익추구에 매몰 된 탓이다. 농협은 농민들을 위한다는 허울 속에 농협 자신들을 위한 조직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농협 50년 역사의 평가라면 가혹하다고 할 것인가?

지금이라도 유통사업 전반을 돌아보고 부정과 비리의 소지를 없애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라. 농협은 유통비용 절감 등의 각고의 노력으로 생산자를 보호하고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직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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