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백신 국산화, 이번엔 가능할까

민관협력 기초연구 착수 … 생산시설 설치는 미지수

  • 입력 2016.04.10 09:41
  • 수정 2016.04.10 20:56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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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박봉균)가 민간업체들과 협력해 구제역백신 국산화를 위한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업계 모두가 필요성을 공감해 온 만큼 의미있는 출발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백신 생산시설 설치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검역본부는 지난달 29일 민간 백신업체들과 2년간 구제역백신 제조 기초연구를 진행키로 협약했다. 소규모(2ℓ) 수준에서의 부유세포 배양·유지 기술 연구가 그 내용이며 중앙백신연구소, 코미팜, 녹십자수의약품, 고려B&P, CTC바이오, 대성미생물연구소 등 6개사가 참여한다.

검역본부는 바이러스 접종과 항원 회수 및 정제 최적조건을 제시하고, 6개 업체들은 이 조건을 재현해 시험백신을 생산하고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구의 성과는 향후 백신 생산시설에서 규모를 확대해 실용백신 생산을 가능케 하는 바탕이 된다. 구제역백신 국산화를 추진하는 첫 발걸음인 셈이다.

그러나 백신 생산시설 설치 계획은 정해진 바가 없다. 구제역백신은 비교적 생산방법이 단순한 백신으로, 기초연구를 선행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고도의 유전공학기술을 요한다고 볼 수는 없다. 반면 생산시설의 경우 막대한 예산은 물론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현재 국내에는 백신 생산시설을 자체적으로 설비할 기술이 없으며 기존 백신업체들 중에도 대규모 배양시설을 갖춘 곳이 없다. 백신 국산화를 하는 데 정작 중요한 것은 생산시설 자체인 셈이다.

지난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이후 백신 국산화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정부가 국산화 추진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예산 부담과 백신업체들의 소극적 반응으로 인해 유야무야 넘어가게 됐고 백신 생산시설 설치 건은 아직까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기초연구를 시작한 시점에서 이제 관건은 숙원으로 남아 있는 생산시설이 됐다.

이광녕 검역본부 연구사는 “백신 생산시설 설치를 가시화하려는 움직임은 있다. 농식품부가 기획재정부와 예산 유치를 위해 논의하고 있고 민간업체들도 일부 투자할 의사가 있는 것 같다. 내년부터는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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