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허 찌르고 협상장 코앞까지 진출

충북·전북도연맹 농민들과 동행취재

  • 입력 2007.02.01 00:00
  • 기자명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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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8시,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친 충북도연맹과 전북도연맹 농민들은 협상장소인 신라호텔로 진입하기 위해 출발했다. 당초 협상장으로 통하는 모든 길목을 경찰들이 지키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협상장 부근의 골프장 뒷산으로 통하는 길에는 전경들이 배치되어 있지 않았다.
아침이슬이 채 가시지도 않은 산길을 따라 옷이 젖는 것도 잊은 채 출발할 때 나누어준 노란색 깃발을 들고 산을 타기 시작했고, 산등성이는 한미 FTA 반대가 적힌 노란 깃발로 물들여졌다.
나지막한 산을 타고 오르자 탁 트인 바다를 뒤로 앞에는 초록색 잔디가 펼쳐진 골프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농민들은 골프장 잔디를 밟으며 저 멀리 보이는 신라호텔을 향해 앞으로 나갔다.
10여분 정도 나가자 골프장 정문이 보였고, 정문근처에 저지선을 형성한 경찰들이 보였다. 잠시 긴장감이 흘렀지만 충북과 전북에서 올라온 2백여명의 농민들은 곧 골프장 정문으로 향했다.
갑작스런 농민들의 모습에 놀란 경찰은 즉시 해산하지 않으면 강제로 연행하겠다며 농민들을 저지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풍물을 앞세워 전경들과 대치했고 신라호텔 부근까지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골프장 식당에서 일하는 한 아주머니는 농민들을 향해 “FTA 반대”를 외치며 농민들을 응원, 눈길을 끌었다.
1시간여 전경과 대치하던 농민들은 다른 루트를 찾기 시작했다. 대치를 풀고 골프장 뒤로 빠져 나오다 발견한 곳이 신라호텔 바로 옆에 위치한 제주국제관이었다.
이상정 충북도연맹 사무처장을 비롯한 몇몇 농민들이 제주국제관을 답사했고 국제관 바로 앞이 신라호텔이라는 사실을 안 농민들은 국제관 담을 넘어 신라호텔로 통하는 문까지 진출했다. 예상대로 문 앞에는 전경들이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들은 예상하지 못한 기습시위에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바로 신라호텔 20여미터 부근까지 진출한 순간이었다. 한미 FTA 협상단에게 농민의 분노를 알리고 협상을 저지하기 위해 농민들은 바로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전경들과 대치하면서 농민들은 “한미 FTA 반대, 우리농민 다 죽는다.”며 구호를 외치고, 풍물과 함성소리로 농민들의 분노를 표현했다. 이날의 투쟁은 경찰의 허를 찌르는 순간이었으며 협상을 저지하겠다는 농민들의 의지를 여지없이 드러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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