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가공 보다 농산물 사용량 월등, 전통주 확산을 바란다”

[인터뷰] 배상두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장

  • 입력 2016.03.06 12:16
  • 수정 2016.03.06 12:23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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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맥주와 소주로 대표되는 우리 술문화에 ‘전통주’를 알리려는 정부의 노력이 최근 두드러진다. 익히고 말리는 단순 가공보다 발효라는 과정을 거치는 전통주는 농산물의 수요처로 농가소득원으로, 나아가 전통식문화의 부활까지 다면적인 가치가 높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역점을 두는 전통주 진흥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식품산업진흥과장을 통해 들어봤다.

▲ 배상두 농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장

농업에 있어 전통주란 어떤 의미인가.

전통주는 우리 농산물이 원료이기 때문에 농산물의 수요측면, 이로 인한 농가소득 확대까지 가능한 품목이다. 「전통주 등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상 전통주는 국내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법률 상 전통주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흔히 전통 주종으로 생각하는 막걸리, 약주, 증류식 소주, 과실주 업체에서도 지역 농가와 계약 재배를 통해 주류를 생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익히거나 건조하는 단순한 가공과정과 달리 발효를 통한 양조과정에서는 원료 농산물의 사용량이 더 많기 때문에 식품산업으로서 주류 산업, 그 중에서도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하는 전통주 산업은 국내 농업에서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생활 속에 이어져온 한식과 달리 전통주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명맥이 약해졌기에 전통주 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은 우리의 술을 다시 되살려 주류의 산업과 문화에서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회복해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 

전통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전통주의 품질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품질인증, R&D 지원을 실시하고, 규제개혁을 통해 전통주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춰가고 있다. 결국 산업이 확대되려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술의 품질과 제조장 관리 수준을 검사해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술 품질인증제도와 양조용 발효제 개발·보급 등 R&D를 지원 중이다. 술 품질인증제도는 7개 주종 즉 탁주, 약주, 청주, 과실주, 증류식소주, 일반증류주, 리큐르 등이 대상이 된다.

규제개선도 적극 추진 중인데 전통주 인터넷 판매 범위를 농협a마켓까지 넓히고,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속칭 ‘하우스 막걸리’ 면허)를 신설한 것이 최근 대표사례이다.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방편으로 한식과 연계한 우리술 홍보 축제, ‘찾아가는 양조장’, ‘전통주 갤러리’ 등도 역점을 두고 있다.

올해 예산 규모와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이 있나.

2016년도 전통주 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은 40억원이다. 올해 역시 ‘전통주 갤러리’와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서울 인사동에 소재한 전통주 갤러리는 국내외 방문객을 대상으로 전통주 문화와 개별 제품에 대한 교육·시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일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호텔·레스토랑·주점 등 업체들을 위한 전통주 취급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특색 있는 양조장을 지역 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총 18개 양조장이 선정됐으며 올해에도 6개소가 추가 선정될 예정이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도시 체험객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도 하지만, 전국 유통망 확보가 어려운 전통주 업체의 판매를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양조장과 소비자 간에 술 빚는 이의 철학, 제조 과정, 직접 술을 빚어보는 체험을 직접 공유하여 우리 전통주 문화를 확산시키는 다중적 의미가 있는 사업이다. 

정부의 최근 노력에도 전통주 산업 여건은 아직 어려운 것 같다. 전통주 산업이 안고 있는 한계와 이를 위한 대책이 있다면.

현재 전통주 매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2014년 기준 전통주 출고액은 468억원, 전체 주류시장에서 0.5% 정도를 차지한다. 같은 해 기준 수출 규모는 4억400만불 중 3,500만불로 약 8.7% 규모이다. 내수시장도 수출시장도 여전히 작은 한계가 있다.

‘명절 선물용’ 이란 이미지를 벗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20, 30대를 타깃으로 한 홍보를 확대해 희석식 소주나 맥주 외에 젊은 감각의 전통주를 즐기는 문화를 확산하는 일이 필요하다. 아울러 여전히 영세한 전통주 제조업체들의 제조기술 개발과 유통망 확보에 지원할 계획이다. 전통주 품질 향상을 위해 특허 등록한 양조용 우수 효모와 누룩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보급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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