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통주는 21세기의 인기산업이다

  • 입력 2016.03.06 11:58
  • 수정 2016.03.06 12:17
  • 기자명 김홍우 (사)한국전통주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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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_  <기고>김홍우 (사)한국전통주진흥협회 회장]

▲ 김홍우 (사)한국전통주진흥협회장

사자성어 중에 가계야치(家鷄野雉)라는 말이 있다. ‘집안에서 기르는 닭은 미워하고, 들에서 노니는 꿩만 좋아한다’는 뜻으로, 바로 곁에 있는 것들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멀리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는 세태를 점잖게 꼬집는 말이다.

전통주가 그렇다. 전통주는 역사적으로 생활문화의 상징이었으며, 현대 농업의 고부가가치화와 관련해 많이 언급되고 있는 농업의 6차산업화를 대표할 수 있는 동량(棟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인 일반 국민이 우리술인 전통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먹을거리와 관련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이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반주나 수입산 주류에 비해 국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된 전통주만큼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술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통주의 가공 및 보관, 관광 연계 등을 통해 1차 산업인 농업을 6차 산업으로 완성시켜 가치창출을 하고, 매년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쌀과 같은 품목의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소재이다.

다음으로 문화콘텐츠산업이 IT산업에 이어 새로운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창조산업이라면 전통주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전통주가 지닌 다양성은 물론, 오천년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술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드라마와 영화 등에 접목시키고 술에 맞는 안주와 음식을 개발하여 국내관광과 연계하는 한편, 한류와 함께 세계로 진출시킨다면 훌륭한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전통주가 전체 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출고량 기준으로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3%에 불과하다. GDP규모 세계 11위·수출 6위이자 국민소득은 3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위상에도 걸맞지 않다. 해마다 국내수입과 소비가 늘고 있는 일본의 사케를 지켜보면 부끄러운 생각마저 든다.

최근 100년 남짓한 역사적 환경 속에서 많은 시련을 겪은 전통주가 스스로가 지닌 잠재력을 극대화시켜 발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과제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 전통주에 대한 국민의 인식 혁신이 필요하다. 전통주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둘째,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한 생산 부문의 혁신이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으면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는 제조장의 인식과 생산 라인에 대한 연구개발, 시설 지원 등이 중요하다. 셋째, 유통 부문의 혁신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든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전통주를 만날 수 있도록 유통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 넷째, 한류와 함께 전 세계에 퍼져있는 700만이 넘는 해외교포와 기업의 현지법인 및 현지인 대상의 활발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범정부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끝으로 일제강점기의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주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일소시켜야 한다.

전통주는 분명히 21세기를 선도할 인기산업이다. 중요한 것은 제시한 과제를 담당하는 주체들이 얼마나 빨리 제대로 된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결정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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