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4차협상 저지투쟁, 5일간의 기록
한미 FTA 4차협상 저지투쟁, 5일간의 기록
  • 관리자
  • 승인 2007.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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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저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의 투쟁이 시도됐다. 사진은 25일 제주도 농민들이 차량을 이용해 협상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

한국 농업의 미래를 걸고, 한미 FTA 4차 협상을 저지하기 위해 1만3천여명의 농민과 노동자들이 제주도에 집결했다. 제주도에 도착한 원정단을 맞이한 것은 바람에 펄럭이는 노란 깃발. 붉은 색 글씨로 ‘FTA 반대’라고 선명하게 쓰여진 노란 깃발은 해안도로를 비롯한 제주지역 전역에서 나부꼈다. 지난 22일 제주도에 도착한 원정투쟁단은 중문단지부근 민박을 숙소로 정하고 매끼니 도시락을 떼우며 6일간의 투쟁에 임했다. 협상기간 내내 협상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투쟁들이 이어졌다.
22일 제주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집회와 촛불문화제 등 각종 행사를 진행했다. FTA 반대가 적힌 풍선과 애드벌룬이 하늘에 띄워졌으며, 여성들은 보라색 옷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23일 열린 범국민대회는 원정단 3천여명과 제주도민 7천여명이 한 곳에 모여 FTA 반대의 목소리를 드높였다. 집회가 끝난 후에는 산과 바다를 가리지 않고 협상장으로 진입을 시도해 협상장 근처까지 진출했다. 또 25일에는 삼보일배를 진행했으며 농기계와 농사용 차량을 동원해 협상장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한미FTA 저지 물결, 제주도를 삼키다

삼엄한 경찰 경비 속, 다양한 투쟁 전개

농민, 소비자, 여성, 노동자도 ‘한미FTA 반대’
삼보일배, 수영시위 눈길 … 경찰은 폭력진압

경찰의 대응도 강경했으며 제주도 중문단지 곳곳에서 시위대와 전경들의 충돌했다. 경찰은 협상장소인 신라호텔 주변의 도로를 컨테이너와 방파제 안전용 트라이포트를 바리케이드 대용으로 설치하고 모든 출입차량과 사람들을 통제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특히 중문단지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 주민과 택시마저도 출입증을 교부해 주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모든 차는 들여보내면서도 식당으로 무를 운반하는 경운기는 단지 경운기라는 이유만으로 출입을 저지하다 결국 30여분 만에 들여보내주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협상기간 초반에는 극심한 무력 충돌은 없었으나 협상 이틀째인 24일에는 협상장 부근 천제연 폭포 앞까지 진출한 시위대가 경찰의 바리케이트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 물대포를 쏘면서 방패와 곤봉 등으로 과잉진압해 수명의 시위대가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주도 중문단지 일대는 경찰의 진입로 차단과 삼엄한 경계로 인해 마치 ‘비상계엄’을 연상시켰다.

22일 원정투쟁단 제주집결

협상단 도착 첫날인 22일에는 큰 충돌은 없었다. 오후 2시 제주공항에서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주최로 열린 한미 FTA 4차 협상저지 농민대표자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 가운데 농축수산 대책위원회 집회가 5백여명의 농어민이 모여 제주공항 앞 해태동산에서 진행됐다.
저녁에는 한미 FTA 저지 투쟁문화제가 제주컨벤션 센터 앞에서 열려 풍물, 노래 공연 등이 다채롭게 진행됐다.

23일 협상장 진입 시도

4차 협상이 시작된 23일은 협상 장소인 제주 중문단지 곳곳에서 협상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해상과 산을 넘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으며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마친 농민과 노동자들은 협상장으로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행진이 막히자 산개해 중문단지 곳곳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중 신라호텔 뒤편에 있는 중문단지골프클럽 쪽으로 진입을 시도한 전농 충북도연맹과 전북도연맹 소속 회원 2백여명은 신라호텔 20여m 부근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경남, 강원, 충남의 농민들은 오전 10시경 신라호텔을 향해 경찰이 설치한 컨테이너 등으로 막아 놓은 길을 우회해 천제 1교에 진입해 경찰과 대치했다.
또 오후 1시에는 한미 FTA 협상저지를 위한 농축수산 결의대회가 중문단지 3거리에서 열렸으며, 3시에는 제주컨벤션센터 앞 광장에서 3천여명의 원정시위대와 제주도민 7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한미 FTA 협상 저지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범국민대회 후 정광훈 공동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협상장으로 행진하던 중 경찰의 저지로 인해 행진이 막히자, 신라호텔 부근에 위치한 성천포구 해상을 통한 진입을 시도해 전농 회원 30여명이 바다를 건너 협상장으로 진입했다. 협상장 주변을 원천봉쇄한 경찰은 해상으로 진입한 시위대를 뒤늦게 저지했다.
또 원정투쟁단 10여명은 신라호텔 바로 밑 중문단지해수욕장까지 헤엄쳐 갔으나 이 역시 저지당했다. 이날 투쟁은 경찰의 허를 찌르는 다양한 방법으로 협상저지 투쟁을 벌여 협상단에게 농민과 노동자들의 뜻을 전달했다.
해가 지기 시작한 6시경부터는 성천포구에서 횃불시위를 전개한 뒤, 바로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진행됐다.

24일 과잉진압, 부상자 속출

투쟁이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24일 협상장으로 가야겠다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의 몸싸움이 시작됐고, 급기야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한미 FTA 협상 저지 농축수산 결의대회와 2차 범국민대회를 가진 후, 신라호텔 부근 천제연 폭포까지 행진을 하던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선을 뚫기 위해 몸싸움을 시도했다.
또 경찰이 쳐놓은 컨테이너 박스를 끌어내자, 경찰은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면서 진압을 시도했고 전경들은 방패와 곤봉을 앞세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특히 방송차량까지 수명의 전경이 올라와 방송차량에서 사회를 보면서 평화적 시위를 독려하던 전성도 전농 사무처장을 방패와 곤봉으로 때리고 군홧발로 짓밟아 머리와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혔다.
전경들은 방송차량 정면 유리를 방패로 찍어 깨트리고 운전을 하던 민주노동당 진장호 대협국장에게 폭력을 가해 부상을 입혔다. 또한 보성군농민회 권용식 사무국장은 집단구타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지는 등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들 부상자들은 서귀포 의료원과 명성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날 경찰의 과잉진압 후 시작된 정리집회에서 문경식 전농 의장은 “오늘 경찰의 폭력은 경찰이 농민과 노동자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일성한 뒤 “11월22일 대항쟁에서 모든 농기계를 동원해 맞붙을 것이다”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또한 전농은 당일 바로 ‘반대의견 방패로 찍고, 간 쓸개 다 내주는 한미 FTA 협상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전농은 성명서에서 이번 경찰의 폭력진압을 ‘군홧발로 짓밟는 살인적인 폭력진압’이라고 비판하면서 “오늘 제주에서 자행된 노무현 정부와 경찰의 살인적 폭력만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이미 정당성을 상실한 한미 FTA 4차 제주협상을 중단시킬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또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논평을 통해 “한미FTA에 대한 정당한 의견 표명은 존중되어야 하며 경우에 따라 정부 당국의 협상력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며 “정부의 협상 자세가 각계각층의 총의를 수렴하며 국민 대중의 이익을 옹호하려는 관점에 서 있지 않음을 뚜렷이 보여 주고 있으며 점차 도를 넘고 있는 경찰 폭력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범국본은 또 오후 4시 서귀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제연 4거리에서 발생한 경찰의 살인진압을 규탄했다.

25일 삼보일배, 농기계 시위

한미 FTA 협상이 시작된 지 3일째, 제주도 곳곳에서 FTA 반대 선전과 협상장 진입을 하기 위한 차량시위 등이 펼쳐졌다.
서귀포시 중앙광장에서 10시부터 100여명의 농민들이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전농과 전여농 주관 아래 동문 로터리, 동명 백화점을 지나 수협 사거리를 통과해 다시 서귀포 중앙광장으로 돌아오는 약 1.6km에 달하는 거리를 삼보일배로 오면서 농민들의 의지를 제주도민에게 전달했다.
또 제주도연맹 소속 농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제주의 동, 서로 나누어 농기계차량 시위를 벌였다.
한라체육관을 시작으로 컨벤션센터까지 300여대의 농기계와 차량을 동원해 협상장 진입을 시작했지만, 예래 입구에서 경찰이 이를 저지해 농민들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컨벤션센터앞에 있던 소비자단체 300여명도 농민들과 합류해 경찰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 농민 1명이 경찰에 연행돼 제주도연맹은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오후 8시경 촛불집회를 가졌다.
한편, 소비자들도 한미 FTA 반대의 물결에 동참했다. 한국생활협동조합, 여성민우회생협, 녹색소비자연대 등 소비자단체들도 한미FTA소비자대책위(이하 소비자대책위)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대책위 역시, 3백여명의 소비자원정시위단을 꾸려 제주도 투쟁에 동참했다. 25일 한미FTA 4차 협상지인 제주를 찾아 국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한미 FTA 협상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활동을 펼친 것.
이재욱 소비자대책위원장은 “한미FTA는 안전하고 안정적인 식생활에 엄청난 변화와 다양한 피해가 예측되고 있다. 이에 도농상생을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운동을 주도해왔던 우리 소비자들은 한미FTA소비자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미FTA협정으로 야기될 광우병쇠고기 수입, SPS기준완화, 수입쌀 등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며 협상 중단을 요구해왔다”며 제주 원정 시위 참여 배경을 밝혔다.
한편 소비자대책위는 25일 오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앞에 모여 한미FTA에 대한 소비자대책위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입장을 밝혔다.

26일 투쟁을 마무리하다

26일 오전 농민과 노동자들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각각 한미 FTA 반대 선전을 진행했다. 이날 선전은 한미 FTA 협상은 중단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일반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노동자들은 제주시에서, 농민들은 서귀포시에서 각각 진행했다.
오후 2시부터는 연행자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중문단지 부근에서 농민들은 전날 연행된 농민을 석방하라며 약식집회를 열었다. 4차 협상 저지투쟁 중에 연행된 사람은 모두 11명으로 25일 연행된 1명의 농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투쟁에 대해 전기환 전농 사무총장은 “4차 협상 기간에 농업을 포함한 상당부문이 이번 협상에 타결될 것이라는 절박함 속에서 농민들이 자기 몸을 불사르는 투쟁을 벌였기에 진입투쟁이 가능했고, 해상투쟁을 통해 FTA가 농민의 삶을 핍박하는 것이라는 것을 협상단에게 보여주었다.”며 투쟁의 성과를 이야기했다. 그는 또 “이런 투쟁의 성과는 11월22일 100만 항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농민 노동자 여성 등 제 단체의 연대투쟁의 힘은 더 위력적이라는 것을 보여준 투쟁이었다.”고 제주도 원정투쟁을 평가했다.
22일부터 진행된 한미 FTA 4차 협상 저지투쟁은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평화적인 시위가 진행됐고, 경찰과의 대립보다는 선전을 중심으로 했으며, 협상단에게 국민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해상시위, 바다를 통한 진입, 농기계 시위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찰은 24일 폭력적인 진압으로 농민 등 8명에게 부상을 입혀 경찰의 과잉진압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번 투쟁에 참가한 농민, 노동자들은 비록 협상을 저지하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투쟁이었고, 이후 진행될 11월 22일 백만 대항쟁을 결의하며 투쟁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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