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당선인은 무엇이 필요한가

  • 입력 2016.02.21 11:44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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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협중앙회는 약 2개월에 걸친 대규모 인사이동이 끝났다. 취재차 연락했던 농협 직원들은 다들 새로운 업무적응에 바쁜 모습이었다.

문제는 아무도 인사이동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음달 14일 즈음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당선인이 공식 취임하게 된다. 김 당선인이 약속한 개혁조치를 진행하려면 그에 맞는 조직정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조직정비는 인사이동이 뒤따르게 된다.

결국, 농협중앙회는 같은 일을 두 번 하는 비효율을 감수해야 한다. 최원병 현 회장과 김병원 당선인 사이에 공식적인 인수인계 절차가 진행됐다면 양쪽의 의견을 수렴해 인사이동을 조정할 여지는 없었을까. 2개월의 공백기간은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김 당선인이 취임 전 공식적인 인수인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 시간을 그만큼 벌 수 있다. 단임제 4년 회장 임기에 초반 몇 개월을 인수인계에 쏟기엔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앞둔 과제가 너무 많다.

당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농협 경제지주 폐지 공약도 정식 인수위원회를 구성하면 공식적인 자리에서 관련 당사자들이 모두 모여 논의를 할 수 있다. 김 당선인 관계자는 “제목만 걸었을 뿐인데 싸우는 것처럼 비춰져 아쉽다”고 말했다. 오해를 풀려면 공개된 대화가 최선이다. 대화가 없으니 이런저런 정치적 억측만 앞서고 있다.

김 당선인은 취임 전이기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공약에 관한 의견을 들을 수 있고 조정도 할 수 있다. 농협중앙회장이란 무거운 자리에 앉기 전에 정책과 공약을 많은 사람들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는 없는걸까. 이래선 김 당선인의 취임 일성이 “아직 업무를 파악하기엔 시간이 없었다. 시간을 달라”가 될까 걱정이다.

쌀값이 무너졌고 겨울채소 가격은 뜀박질 했다. 농민들은 올해 어떤 품목을 지어야 한 해를 넘길지 불안해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김 당선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묻고 김 당선인 스스로도 농민 조합원들에게 실체가 있는 희망을 안기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얘기했으면 한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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