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쉽진 않겠지만 … 농민세상 오는 그 날까지”

김재욱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의장

  • 입력 2016.02.21 02:06
  • 수정 2016.02.21 02:07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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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밥쌀용 쌀 수입과 나주혁신도시 aT 앞 투쟁, 최저가격보장 조례제정 추진, 민중총궐기대회와 백남기 농민 사태.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한 해를 보낸 전농 광주전남연맹이지만 김재욱 의장의 어조는 결연하고도 의연했다. 지난해 이맘 때 본지와 취임 인터뷰를 가졌던 김 의장을 다시 만나 결코 짧을 수가 없었던 1년의 임기를 되돌아봤다.

▲ 김재욱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의장
전농 도연맹 의장으로 1년을 보낸 소회를 말해달라.
담양군농민회장을 하다 광주전남연맹 부의장을 맡았고, 주변에서 ‘부’자를 떼버리자고 해서 멋도 모르고 의장직을 맡았다. ‘전농의 중심은 광주전남연맹이다’라는 전농 집행부의 기대를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는데 1년이 지나 보니 이제 이해가 되고 책임감과 중압감도 크다. 의장으로서 가장 걱정스런 부분 중 하나는 농민회에 젊고 새로운 인재가 등장하질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농업에 비전이 없어서는 농촌에 젊은 인재가 나오지 못할 수밖에 없다.

‘농도’ 전남에서 보는 한국농업의 현실은?
참담할 뿐이다. 대파 값은 요즘 그나마 괜찮지만 양파 값이 들락날락하고, 배추는 절여서 팔더라도 예전의 포전거래 가격밖에 안된다. 정부가 밥쌀용 쌀은 수입 않는다더니 그 약속을 저버린 지도 오래다. 농산물 값은 20년 전 수준이고 혹여 가격이 올라오면 중간상인들이 장난질을 해 댄다. F1 그랑프리에 수천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전남도지만 농민들이 발의한 최저가격보장조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농도라고 하는 전남에서조차 품목을 잘 골라 빠져나가는 극히 일부 농가를 제외하곤 모두가 살아가기 힘들다. 그렇기에 농민들이 aT로 광화문으로 모여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aT 앞 투쟁 건으로 구속된 채성석 순천시농민회 사무국장의 상황은 어떤가.
채 사무국장은 아내 없이 장애아동을 포함한 두 아이와 노모를 부양하는 가장이다. 검찰이 이런 처지를 알고 있음에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는 것도 아닌데 구속을 한 것은 명백히 과했다고 본다. 나도 이 사건으로 바로 어제(15일) 검찰조사를 받았는데 마치 공안정국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담당검사의 강경한 눈빛과 어조를 보면 아마도 쉽게 풀려나진 못할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법은 목욕탕처럼 약자에게 따뜻해야 한다’고 말했다는데, 가증스런 발언이다.

남은 임기동안의 계획이나 소망을 전한다면.
새삼스레 계획이랄 것도 없다. 쉽진 않겠지만 농민세상이 오는 그 날까지 그저 열심히 노력할 뿐이다. 당장은 어떻게든 채성석 사무국장을 석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또 다시 한 해가 시작되는데, 병석에 누워 있는 백남기 농민에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 벌떡 일어서 뚜벅뚜벅 걸어오는 역사가 생기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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