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손 떨림,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 입력 2016.02.19 15:34
  • 수정 2016.02.19 15:35
  • 기자명 김석 생명마루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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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 생명마루한의원 원장

보건지소에서 농촌에 계신 어르신들을 진료하다보면 가끔씩 손이나 팔의 떨림을 호소하면서 내원하시는 분들이 있다. 대부분 중풍이 아닌지 걱정하시면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로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떨림이 남는 분들은 없었다. 한의학에서 떨림이나 불수의적 운동에 대한 원인이나 증상 표현을 ‘風’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떨리는 증상이 있으면 중풍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 중 숟가락을 집을 때 손이 떨리거나, 가만히 있어도 얼굴이나 목이 움직이거나 손이나 발이 떨리는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큰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처음에는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고, 추후에 떨림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 검사나 치료를 받으시는 분들이 많다. 

손이나 발이 떨리면 단순히 몸에 기운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하거나, 전반적인 근력이 떨어져서 발생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전신의 기력 저하나 근력의 문제로 인해서 떨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동작을 하는 도중이 아닌 안정기에도 불수의적 운동이 나타난다면 일단 의료진에게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을 권한다. 

손이나 팔의 불수의적 떨림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 이상으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부족해져 나타나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년층에서 발견되기 쉬운 질환이다. 특별한 검사방법은 아직 없고, 대부분 증상으로 진단한다.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증상은 표정이 없는 얼굴, 손과 팔의 떨림, 종종걸음,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 등이다. 처음에는 글씨쓰기와 같은 작은 동작이 잘 되지 않을 때가 많고 점차 진행될수록 떨림이 심해지거나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들이 발생한다. 파킨슨병은 진행될수록 자세의 변화도 동반하는데, 대부분 목이 앞으로 빠지고 허리가 굽은 구부정한 자세가 된다. 파킨슨병이 진행된 대부분의 환자가 연세가 많은 분들이므로, 허리의 통증으로 인해 허리가 굽는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제반 증상이 파킨슨병으로 진단될 경우 도파민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질병의 초반에 약물 복용을 통해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많으며, 진행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떨리는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진행이 심한 경우에는 가벼운 약물치료로는 증상 호전이 쉽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떨림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서 목과 머리에 대한 치료를 한다. 손발의 떨림을 호소하는 많은 분들에게서 나타나는 구부정한 자세는 두개골과 상부경추를 이어주는 근육을 굳게 만들며, 이 주변의 근육 긴장이 심한 경우 머리로 올라가는 혈류 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또,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면 상부 경추의 비틀림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러한 비틀림은 불수의적인 움직임과 같은 전신의 이상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특별한 원인이 없이 얼굴이나 손, 팔의 떨림이 지속되는 경우 상부 경추와 두개골에 대한 침치료나 전신의 순환을 돕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손발의 혈자리를 이용한 침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비틀어진 구조를 바로잡는 추나 치료와 더불어 전신과 머리의 혈류 순환을 향상시켜주는 한약을 복용할 경우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들이 많다. 

만약 노년층에서 일상생활에서 불편할 정도의 떨림이 느껴지거나 가만히 안정을 취하는 동안 의도하지 않은 손이나 팔의 떨림이 나타날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진과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증상은 초반의 예방을 통해서 진행을 막을 수 있고, 증상이 진행된 이후에 치료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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