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춘추]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첫째 경영지표 “농민조합원이 중앙회의 근본이다”

  • 입력 2016.02.19 15:33
  • 수정 2016.02.19 15:35
  • 기자명 허헌중 지역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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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헌중 지역재단 상임이사

지난 1월 12일 임기 4년의 민선 제5대 농협중앙회장이 뽑혔다. 선거 직후 서울선관위가 당선자를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여 수사결과의 귀추가 주목된다. 그에겐 운신의 제약이 있어 현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그에게 바라는 것은 유무죄 다툼 종료까지 해야 할 마땅한 일을 하는 것이다. 

세간의 예측을 깬 첫 호남출신이라고 한다. 선거과정에서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가 추진한 후보자 매니페스토 운동에 따른 24대 공약권고안에 동의도 했다. 그래서 당선자의 행보에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 

더욱이 그가 지난해 말 한-중 FTA 협정 발효에 대해 어느 신문 기고문에서 “어려움을 해결하는 한 축은 농협이 맡아야 한다. 농협 혁신은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이다. 2012년 조직 개편 이후 ‘판매농협 구현’에 진력했지만 농민들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 무엇보다 중앙회가 판매·유통 지원조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슬림화 및 전문성 강화의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선거용으로 치면 무슨 말, 무슨 일인 들 못하겠느냐가 그동안 당선자들의 행태였다. 그는 예전 당선자들과 달리 일관된 신뢰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어찌 됐던 대의원들이 지역감정 등에 휩쓸리지 않고 그를 뽑은 것은 “‘정치’보다 정책, ‘지연, 혈연 등 연(緣)’보다는 능력을 더 평가한 것”이라는 평가에도 유념해야 한다. 

요즘 농민·농촌의 상황이나 우리나라 먹거리 문제, 지구적 규모의 먹거리·농업 위기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그에 대한 바람을 요약한다면 ‘민위방본 본고방녕(民爲邦本 本固邦寧)’이다.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을 튼튼히 하면 나라가 편안해진다. 곧 중앙회의 근본은 회원조합(농민조합원)이니 그의 첫째 경영지표를 농민조합원과 회원조합을 튼튼히 하는 것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농협법에 규정한 중앙회의 존재이유(목적)를 실현하는 것이다. “중앙회는 회원의 공동이익 증진과 그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법 113조) 이를 경영지표로 삼고 그가 취임을 전후하여 바로 실행하길 바라는 일, 세 가지를 주문한다. 

첫째, 235만 농민조합원의 대표로서, 지금도 사경을 헤매는 한 농민조합원과 그의 가족, 그의 회복을 절절히 간구하고 있는 이웃 농민조합원들을 찾아 위로하길 바란다. 농민조합원 백남기님을 문병하는 일은 농민조합원 대표로서 마땅한 도리이자 의무가 아닌가. 

둘째, 상설 농협 거버넌스 기구로서 농협혁신특별위원회를 조속히 설치 운영하는 일이다. 지역별·품목별 조합의 임직원과 조합원, 제 농민단체, 시민사회진영, 전문가집단 등 안팎의 인사들을 엄선하여 백방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속적 조직적 거버넌스 체제의 뒷받침 없이 기존 중앙회 관료들에게 단신으로 대한다면 그들에게 길들여지거나 그들로부터의 포획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당선자들과 다를 바 없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셋째, 이 위원회를 토대로 조직 내 임직원들을 혁신의 주체로 거듭나게 하면서 중지를 모아 농협혁신 중장기발전계획을 제대로 수립 추진하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특히 후보 시절 약속한 좋은농협만들기운동본부의 24대 공약권고안과 본인이 내건 10대 공약 등의 우선순위와 경중, 실행가능성을 잘 따져 중앙회 경영전략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서 위기에 처한 한국 농업·농민의 활로를 여는 첫 회장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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