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겨울나기, 제주도가 책임지는데…”

<인터뷰> 고성효 전 전농 제주도연맹 정책위원장

  • 입력 2016.02.05 12:48
  • 수정 2016.02.05 12:51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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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간지역엔 세찬 눈바람이 불었다. 고성효 전 전농 제주도연맹 정책위원장은 본인의 밭에서 한창 브로콜리를 수확하다 기자를 맞았다. 고 전 위원장은 제주 물류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청, 농협, 항공사, 그리고 지역농민들을 숱하게 만나며 대책을 논의해왔다. 바람도 미처 막지 못하는 창고에 둘러앉아 진행한 인터뷰 내내 아쉬움을 토로하더니 다시 묵묵히 눈이 흩날리는 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홍기원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제주지역 월동채소 출하 형태는?

품목별로 다르다. 무는 포전거래가 많고 농민들이 모여 만든 세척장을 통한 영농조합의 출하가 대부분이다. 양배추는 80% 이상은 상인들이 가져 간다. 고령농 중에서 유통에 신경쓰지 않고 상인들에게 넘기는 사람이 많다. 당근은 제주당근연합회를 구성해 자조금을 모으고 있다. 연합사업단 식으로 갈 것 같다. 그 외 채소들은 대부분 농협에 출하한다. 모든 품목이 운송비 부담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금까지 물류관련 정책 어땠는가?

효과가 미미하다. 평택물류센터는 일단 철수하는 게 맞다. 제주에서 평택까지 가는 배가 없다. 육지에 물류센터가 필요하다면 목포시나 고흥군, 완도군에 물류센터를 짓자. 해당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면 그 곳의 경제에도 좋을 것이다.

농협이 추진하는 제주지역 물류센터는 부지 확보 문제로 불확실한 상태다. 물류센터를 동서로 나눠서 묶어야 하는데 지역농협의 직선조합장들이 소속농협의 유통센터 사업을 놓지 못하고 있다. 동서로 나눠 인근 항구에서 배에 선적하면 제주항에 물자가 밀집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도청에서 농산물을 취급하는 유통공사 얘기가 나왔는데 실행에 옮겨야 하는 단계다. 제주도는 다른 소비재는 모두 육지에서 들여오고 농산물은 육지로 공급하고 있다. 유통공사가 배를 인수해 운영하면 해상운송료 가격을 경쟁을 통해 내릴 수 있다. 제주항공이 생기니 항공권 가격이 내리는 효과가 있었다. 유통공사 규정에도 농가 물류비 지원을 강제해야 한다.

항공보단 해상운송에 집중해야 하나?

신선도가 유지되는 해상운송을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화물 항공편이 감축돼 민간항공사에 계속 증편을 요청해야 했다. 필수불가결한 농산물을 제외하곤 해상운송으로 옮겨야 한다. 브로콜리도 5일은 견딘다. 다만 직거래 농가들은 비행기로 택배를 보내기도 한다.

지역농협 유통센터들을 평가한다면?

전문성이 떨어진다. 유통담당 직원들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역량이 부족하고 업무순환을 하다보면 집중을 못 한다. 개인 상인이나 법인에 비해 소비지와 연대감이 떨어진다. 시설부문은 많이 갖췄지만 농산물이 내 물건이란 의지가 약하다.

정부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하는가?

우리나라 겨울철 채소생산을 제주도가 책임진다. 그 의미를 생각해서라도 정부의 물류관련 지원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도서지역 농산물 물류비 지원에 제주도가 빠졌는데 다른 도서와 비슷한 수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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