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GMO시험포, 오염 불안한 농민들

완주 정농마을 쌀 농가, GMO 오염 및 확산 우려
농촌진흥청 “원예·과수 연구용 시설로 벼 오염 우려 없어”

  • 입력 2016.01.24 15:20
  • 수정 2016.01.24 19:46
  • 기자명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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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GMO시험포에 유전자변형작물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걸려 있다.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

전북 완주군 정농마을에 GMO시험포가 설치돼 마을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쌀을 재배하는 농민들은 시험포의 작물이 GM벼는 아닌지 우려하는 한편, GMO에 노출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을 주민들은 진위 확인 및 농촌진흥청의 GMO 연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문제의 유전자변형농작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시험포는 지난해 11월 정농마을과 불과 50m 떨어진 농촌진흥청 소유 부지에 들어섰다. 그동안 GMO 시험포인 줄 몰랐던 마을 주민들은 펜스에 부착된 유전자변형작물 표지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에 마을 농민들은 GMO 오염에 대한 불안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상용화를 추진했던 GM벼를 연구하는 시험포가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완주군 정농마을은 친환경유기농 쌀 재배 확산 지역으로, GM벼가 유출돼 친환경 쌀이 오염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GMO 오염이 현실화되면 지역 농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GM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농마을에서 약 1만9,834㎡의 친환경 쌀을 경작하는 여성만씨는 “무슨 GMO인지는 불확실하지만 GMO와 농산물이 섞일까봐 걱정이다. 피해라도 확실하면 철저히 예방을 할 텐데 GMO 자체가 불확실하니까 걱정만 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여씨는 “GMO시험포가 분명 이슈가 될 만한 부분인데도 농촌진흥청은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이 전혀 없었다”며 불만을 표시했고, “우리 마을 근처에 GMO시험포가 있다는 걸 소비자가 알면 소비자들이 우리농산물을 사먹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표했다.

농촌진흥청 유태훈 연구관에 따르면 이 시험포는 올해 포장 승인이 났으며 현재 시험포 내엔 아무것도 심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이 시험포는 원예특작과학원이 주관하는 곳으로 일부 화훼류, 과수 등이 실험 대상으로 벼와는 관계가 없다고 전했다.

또 농촌진흥청 측은 농민들이 우려하는 오염 여부엔 철저히 관리를 한다는 입장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GMO는 농촌진흥청이 승인하는 격리시설이 갖춰져야만 시험포를 승인할 수 있다. 또한 곤충에 의한 수정을 막기 위해 곤충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온실 내 망도 설치해놓고 있다”며 벼와 수정 우려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농민들은 GM벼뿐만 아니라 GMO 자체에 반기를 들고 있다. GMO의 위험성이 해소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피해가 불투명할 뿐더러, 농산물과 먹거리 오염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정농마을 들녘교회 이세우 목사는 “시험포 작물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마을에서 100m도 안 떨어진 곳에 GMO시험포가 있는 것은 굉장히 우려스럽고, GMO가 보급되기 시작하면 농산물 전체가 오염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농마을 주민들은 GMO시험포에 대한 대책회의를 꾸리고 GMO 관련한 피해와 위험성을 파악해 나갈 예정이다. 또 문제가 있다면 GMO 연구 중단을 요청할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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