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언니네텃밭 협동조합 출범에 즈음하여

  • 입력 2016.01.23 16:16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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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제철 꾸러미 사업의 출발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즉 전여농이 2009년 시작한 ‘언니네텃밭’이 원류다.

제철 꾸러미 사업은 이름 그대로 텃밭에서 가꾼 제철 먹거리를 소비자들과 나누는 사업이다. 얼굴 있는 생산자와 생산자를 알아주는 소비자가 연대와 협력으로 농촌을 살리고 아울러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는 도농 상생의 모범 사례다.

더불어 전여농의 꾸러미 사업은 여성농민이 주체로 서는 사업이다. 여성농민은 농촌사회를 지탱하는 중추다. 농업노동의 대부분을 감당하고 있으며 또한 가사 육아를 전담하며 실로 슈퍼우먼의 삶을 감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사회의 가부장적 문화가 완고해 여성농민이 가계의 주체, 농업경영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여농은 여성농민이 텃밭 농사만이라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자는 대안적 고민으로 꾸러미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꾸러미 사업을 통해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었다는 여성농민도 있다. 전여농 꾸러미 사업의 무게를 가늠케 하는 이야기다.

꾸러미 사업은 소비자들의 이해와 관심 그리고 여성농민들이 열정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대규모 농사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농민들의 손에 의해 가꾸고 만들어서 공급하다 보니 여성농민들의 수고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고 있다. 그 한편에는 영업과 상품개발 등을 전문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농민들의 현실이 있고,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이에 전여농 언니네텃밭은 지난 20일 ‘언니네텃밭 여성농민 생산자 협동조합’을 출범시켜 제2의 출발을 선언했다. 전국 15개의 생산공동체에서 3,000여명의 소비자회원들에게 공급하는 꾸러미 사업이 협동조합을 통해 생산과 공급 그리고 소비자 연대 교육 홍보 등을 전문적으로 그리고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다. 언니네텃밭 협동조합이 생산자인 여성농민의 연대와 협력을 자양분 삼아 어려운 농촌현실에서 더욱 더 고통을 겪는 여성농민들의 희망이 될 것을 기대한다.

한편 전여농은 꾸러미 사업의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각종 공모사업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꾸러미 사업의 유지 발전을 위해 역량을 쏟아도 부족한 상황에서 외부지원을 받기위한 공모사업 지원에 역량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이 작금 언니네텃밭의 현실이다.

전여농의 꾸러미 사업은 자생적인 모범 사례로 여성농민들 힘만으로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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