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협 아닌 농민 끌어안는 축산경제 돼라”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 입력 2016.01.17 10:49
  • 수정 2016.01.17 10:5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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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김태환 전 농협중앙회 상무가 지난 12일 농협축산경제 새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그러나 선출 당일 아침 농협중앙회 앞 풍경은 마냥 경사스럽지만은 않았다. 이날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는 축협조합장 20인의 밀실선거로 이뤄지는 농협축산경제 대표 선출방식과, 이로 인한 비리 실태와 농민 소외 풍조를 규탄했다. 중앙회장 및 축산경제 대표 선출에 앞서 농협에 노골적으로 직격탄을 날린 것은 축산단체 중 유일한 행보다. 이날 규탄 기자회견 직후 농협중앙회 인근 카페에서 김홍길 한우협회장을 만나 좀더 자세한 의중을 들어봤다.

▲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농협축산경제 대표 선출에 즈음해 강력한 대응을 하게 된 계기가 뭔가.
농협중앙회는 항상 비리에 둘러싸여 왔고 이번에도 역시나 연달아 금품수수 혐의가 드러났다. 매번 도둑질을 한 사람은 그대로 나가버리고 후임자는 “난 깨끗이 하겠다”고 들어오면서 무마하는 일이 반복된다. 한심한 일이고,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다면 생산자단체로서 직무유기라 생각했다.

현재 축산경제 대표 선출방식의 문제점은 어떻게 진단하나.
농협축산경제 대표이사는 우리나라 축산인들의 대통령이나 마찬가진데 이걸 조합장 20명이 뽑는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덕성이 제일 중요한 덕목임에도 당일 추천 당일 선출에 후보 검증절차도 전혀 없다. 동네 동장을 뽑아도 이렇게 하진 않는다. 선거인단 수가 적으니 로비나 불법선거가 이뤄질 여지도 크고, 이렇게 되면 후보자는 거기에 든 자금을 임기 동안 회수하려 하는 구조에 얽히게 된다.

선출방식을 개선한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
할 수만 있다면 조합원 직선제가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힘드니 조합장 직선제로라도 가야 한다. 농민단체 중에서도 일부 참여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외부 농민단체는 농협이란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농가를 위한 소신있는 발언을 좀더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제기 시점이 선출방식 개선을 논하기엔 촉박한 시간이었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
혐의가 밝혀진 이후 대농민 사과라든지 최소한의 반성조차 안되고 있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 책임을 엄중히 물음과 더불어 신임 대표에게 농민들의 뜻을 전하고자 했다. 사료값을 도저히 낮출 여력이 없다면서 윗선에선 돈을 빼돌리고 있었고, 공판장 부산물 가격체계는 일부 개선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대표 선출 과정에서 농민과 현장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고 그래서 이런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이상적인 농협축산경제 대표의 모습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농협은 지금까지 고도의 발전을 이루면서 이미 대기업 수준 이상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농민을 위해서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지를 보다 세밀하게 고민해야 한다. 축산경제 대표로서 농협의 조직도 중요하지만 너무 조직만 감싸기보다 조합원들, 나아가 조합원 이외의 축산농민들까지 보듬고 끌어안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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