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밖에서 울려퍼진 “조직 쇄신” 호통소리

농협축산경제 새 대표에 김태환 전 상무
농가 소외된 선출방식에 한우협 농가의견 직접 전달

  • 입력 2016.01.17 10:43
  • 수정 2016.01.17 10:44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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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협중앙회가 농협축산경제 새 대표이사에 김태환 전 농협중앙회 상무를 선임했다. 그러나 폐쇄적 선출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며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는 농협축산경제에 조직 쇄신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농협은 지난 12일 중앙회장 선거에 이어 축산경제 대표 선출을 진행했다. 전임 이기수 대표는 지난달 뇌물수수 혐의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물러난 바 있다. 농협은 중앙회장 선거 직후 지역축협 및 축산품목조합 조합장 20명을 뽑아 조합장대표자회의를 구성했다.

회의에서 조합장대표자들은 김태환 전 상무와 김용철 전 상무를 축산경제 대표 후보로 추천했고, 투표를 통해 김태환 전 상무를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득표수 16대 4). 김태환 전 상무는 대의원회 의결을 통해 축산경제 새 대표로 선출됐다.

▲ 농협축산경제 새 대표이사로 선출된 김태환 전 농협중앙회 상무가 밝은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축산경제 대표 선출방식은 최근 중앙회장 선거방식과 더불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후보 검증절차 하나 없이 사실상 20인의 조합장에 의해 단번에 대표를 결정하는 방식은 중앙회장이나 여타 사업전담 대표 선출보다도 폐쇄적이다. 더욱이 최근 전현직 축산경제 대표들의 비리혐의가 속속 드러나면서 문제점이 한층 부각됐다.

한우협회는 그 동안 문제제기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선 단체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한우협회 임원 20여명은 대표 선출일인 12일 오전 농협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대의원회가 진행 중인 농협 본관을 향해 대형 스피커를 설치하고 축산경제의 폐쇄적 선거구조와 농민을 외면하는 행태를 소리높여 규탄했다.

한우협회는 이보다 앞서 조직 쇄신을 위한 대책 마련을 축산경제에 서면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밀실식 대표선출방식 개선 △사료가격 투명화 △축산물공판장 출하예약제 및 부산물 가격체계 개선 △비리자금 농가 환원 △농민의 농협 관리감독 체계 마련 등이 내용이며, 신임 대표가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주지 않을 경우 대규모 집회와 농협사료 불매운동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 지난 12일 농협중앙회장 및 농협축산경제 대표이사 선출에 앞서 전국한우협회 임원들이 굳은 얼굴로 농협의 조직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현행 「농업협동조합법」은 축산경제 대표 후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고, 후보 자체를 선출 당일 결정하기 때문에 농민을 위한 공약은커녕 사전에 후보에게 농민들의 의견을 전달할 통로조차 막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우협회의 요구는 현 제도 하에서 축산경제 대표 후보에게 농민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궁여지책인 셈이다.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의 중앙회장 후보 공약권고안과도 비슷한 성격으로 볼 수 있다. 김태환 신임 대표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김 대표는 1957년 경북 상주 출생으로 1983년 축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사료 본부장, 농협 축산지원부 단장, 축산경제기획부 부장 등의 요직을 지낸 축산 전문 인력이다. 김 대표는 “조합장들의 요구에 부응해 나감과 동시에 축산업 현장의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조직의 대탕평, 대화합의 길을 가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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