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목소리 담아낼 정부 세우는 농성”

[인터뷰] 정현찬 ‘백남기 농민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톨릭농민회 회장

  • 입력 2016.01.10 15:16
  • 수정 2016.01.22 14:47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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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해 11월 14일 농민 백남기씨가 쓰러진 후 가톨릭농민회(가농)를 이끌어 온 정현찬 회장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백씨가 가농 회원이며 독실한 가톨릭 신자(세례명 임마누엘)로 알려져서다. 1남2녀 중 막내딸인 백민주화 씨는 “산책하실 때나 주무시기 전 평생 수시로 기도를 했다”고 기억했다. 경찰의 살인적 물대포에 농민 백씨가 쓰러진지 50일이 지나며 해를 넘겼다. 책임 있는 위치의 그 누구도 그가 누워있는 서울대병원을 찾아오거나 상태를 살피지 않은 시간도 딱 그만큼이다. 오직 농민들과 사태 해결을 염원하는 양심적인 시민들만이 꿋꿋이 서울대병원 앞 농성장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그 중에서 가장 애를 끓였을 정 회장.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 회장을 지난 6일 대학로 서울대병원 앞 농성장에서 만났다.

▲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 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현찬 카톨릭농민회 회장을 지난 6일 대학로 서울대병원 앞 농성장에서 만났다. 한승호 기자

백씨가 쓰러진지 50여일이 지났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가난하지만 욕심 없이 진실된 삶을 살아온 농민이다. 외국산 농산물과 GMO 등으로 끊임없이 먹거리 안전성 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콩과 밀 농사를 짓고 간장과 고추장, 된장을 만들어 도시민들과 나눠왔다. 생명을 살리는 농부였다. 현재 차도가 없는 상황이다. 약물과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를 했으면 검찰이 조사해서 처벌을 해야 하는데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정권과 한통속인 것이다.

가족분들에 대한 걱정도 많은데.
막내딸은 애가 아직 어려서 연말에 네덜란드로 돌아갔고 큰딸하고 사모님이 교대로 병원을 지키고 있다. 아파서 눕게 될까 걱정이다. 항시 건강을 챙기라고 하지만 건강을 돌볼 겨를도 없이 밤낮없이 간호를 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농성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 땅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어머니 역할을 하는 국민이 바로 농민이다. ‘농사 좀 짓게 해달라’는 농민의 목소리는 무시한 채 물대포로 사경을 헤매게 했다. 그 이후 밥쌀은 수입하고 벌줘야 될 경찰은 승진시켰다. 농민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힘들더라도 책임자가 처벌되고, 백 동지의 명예회복이 이뤄질 때 까지 한 달 두 달 아니 1년이 걸려도 농성을 이어갈 것이다. 넓혀서 보면 세월호 사건만 하더라도 전혀 밝혀진 게 없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70년 동안 한과 눈물로 명예회복을 요구했지만 돈 몇 푼에 일본에 합의했다. 국정교과서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요구에 귀를 열지 않는 정부를 과연 우리가 믿을 수 있는가.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정부를 세워야 한다. 이번 농성이 단순히 한 사람의 쾌유를 비는 차원의 농성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 농업과 식량을 지키고 국민의 요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농성이다. 농성을 계기로 4월 총선과 내년 대선에서 박 정부를 심판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있다.
나쁜 권력이 이끌어가고 있음에도 이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양심적인 사람들이다. 길가는 시민들이 농성장에 들러 음료와 먹거리로 격려를 한다. 양심적인 시민들이 있기에 이 자리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각 농민단체가 1월 중으로 총회를 거쳐 정권을 바꾸기 위한 총선방침과 더불어 국민과 함께 투쟁을 이어갈 수 있는 결의를 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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