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탄지 근처 비소검출, 원인은 농약 ‘어불성설’

파주 장단반도, 농약 사용 안 하는 친환경 쌀 재배 단지
농민들 날림조사 반발 … 민관합동조사 요구

  • 입력 2016.01.08 13:40
  • 수정 2016.01.10 16:25
  • 기자명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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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31일 경기 파주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원들이 국방부 피탄지 환경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비소검출과 친환경농업의 연관성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파주시 친농연 제공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

국방부가 포천 장단반도 옛 포격사격훈련장(피탄지)에서 진행한 수질검사에서 비소가 검출된 원인이 농약이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단반도 일대 친환경 쌀의 급식공급 중단 방침을 내리자 농민들은 농약과 관련 없는 친환경농업 단지에서 농약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책임을 농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녹색당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5일부터 12월 1일까지 파주시 거곡리 일대(임진강 장단반도) 옛 포병사격훈련장에서 환경조사 결과 수질검사 기준치를 넘어서는 비소가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부는 농경지 주변 하천수와 소하천 상류 지역 및 200m 떨어진 지역을 조사한 결과 모두 비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국방부가 밝힌 비소량은 1.806~6.437mg/L로 농업용수 비소 기준치(0.05)의 36~128배에 달하는 양이다. 국방부는 비소의 원인으로 농약을 지목, 근처 농경지에서 사용된 농약이 하천으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현재 장단반도는 친환경 쌀 재배 단지다. 매년 친환경 인증을 받아온 농경지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지역이다. 총 300ha 중 230ha가 농경지이며 이중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지만도 40.5ha에 이른다. 또한 현재 비소가 첨가된 농약은 없는 실정이다.

농촌진흥청 농자재산업과 관계자는 “비소가 성분으로 들어간 농약 생산은 금지돼 있다. 비소성분이 들어간 농약이 1개가 있는데 그마저도 2000년부터 생산이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이 비소성분이 들어간 농약도 사과에 쓰이는 도포처리제로, 논과는 관계가 전혀 없다.

작물보호협회 관계자 또한 “아마 수질검사를 통해서 나온 비소는 다른 원인일 것“이라며 비소 성분이 들어간 농약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피탄지 비소검출을 농약 탓으로 돌리는 것은 농민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상기 파주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친농연) 회장은 “급식 공급 중단이 방학 시기라 농민들에게 당장 큰 피해를 주진 않겠지만, 친환경농업은 신뢰가 중요한데 이미지가 실추되면 지금보다 향후가 더 큰 문제다”라며 지역 농민들의 당황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김 회장은 원인이 농약으로 지목된 데 대해선 “그런 논리라면 일반 관행농 인근 하천에도 비소가 검출돼야 하는데 (비소가) 검출됐단 소리가 없지 않느냐. 농약이 원인이란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파주시 친농연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격장 피탄지로 사용한 땅을 환경오염조사와 국제적 규범에 맞는 정화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채 원소유자에게 반환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친환경농업을 하는 곳과 관련이 없는 곳에서 실시한 조사결과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파주시 친농연은 지난해 12월 31일 국방부 피탄지 환경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발표를 통해 △비소와 농업의 관계를 해명할 것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지와 관계 없음을 공식 발표할 것 △피탄지에 대한 철저한 정화작업을 실시할 것 △토양 및 수질검사가 적법하게 시행됐는지 밝힐 것을 국방부에 요구했다.

한편, 녹색당은 피탄지의 토양이 중금속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녹색당 또한 오염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토양오염 수준에 대해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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