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제주 콩나물콩 농사가 흉년이다. “늦가을 비가 장마 때 보다 더 많이 내렸다”는 제주 농민들의 이구동성 속에 콩 수확을 앞두고 하늘을 원망하는 농민들의 마음이 전해졌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콩농사를 짓는 고성효씨는 올해 ‘수입보장보험’ 시범사업 소식에 반신반의하며 1만3,000평에 3건의 콩 수입보장보험을 들었다. 2건은 조생종이고 1건은 만생종이다.
고 씨는 “얼마전에 조생종콩 수확량을 조사해 갔다. 생산량이 보험적용 기준 거의 가까이 간 모양이다. 수확기 시장가격이 관건인데, 11월부터 이듬해 1월말까지를 계산한다. 제주 콩나물콩은 제주 지역농협 평균수매가가 기준이다. 1월 말이면 보험료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만생종의 경우는 이미 정산이 끝났다. 11월 20일까지 수확을 하지 못해 보험사에서 재조사를 나온 끝에 ‘수확불능’ 판정을 받았다. 4,000평 콩농사에 대한 보험료로 60만원 가량 내고 430만원을 수령했다. 그렇다고 370만원 이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보험료 60만원 외에 생산비가 평당 1,000원 꼴로 총 400만원이 들어갔다. 보험료를 포함해 460만원 들여 430만원을 받았으니 ‘수입보장’이란 명칭은 붙이기 민망하게 됐다.
물론 보험을 들지 않았다면 손해가 더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생산량과 소득 모두를 보전한다는 당초 취지를 엮기엔 ‘수확불능’이라는 최악의 상황과 견줘 적합하지 않다는 게 고씨의 설명이다.
“이 지역 평균 콩 생산량은 60~70평에 40kg 1가마인데, 보험설계상에는 100평당 1가마를 평균 생산량으로 본다. 가격 또한 kg당 6,000원, 24만원은 나와야 생산비라도 뽑는데 보험에선 5,000원을 목표가격을 봤다. 시중 평균가격을 뽑다보니 생기는 격차가 아닌가 생각된다.”
곧 보험료 판정이 날 조생종 콩 9,000평은 100만원이나 낸 보험금이 고스란히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고씨는 “생산량과 소득이 반토막이 나야 보험이 작동되는 것 같다”며 내년 수입보장보험 재가입에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