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농정 주요뉴스] 속전속결 한-중 FTA, 20일 ‘발효’

국회, 빈껍데기 대책으로 비준동의안 ‘합의’
대법원 ‘한-중 FTA 정부보고서 공개하라’ 23일 판결
같은날 한-베트남·한-뉴질랜드 FTA도 동시 발효

  • 입력 2015.12.26 15:01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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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 20일 한-중 FTA가 정식 발효됐다. 11월 30일 국회 비준 이후 9일만에 한·중 양국은 속전속결 발효를 공식 확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9일 정부합동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일찌감치 20일 발효를 ‘예고’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지난 10월 31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중 FTA 연내 발효 목표에 공감대를 갖고 조속한 발효를 위해 지속 협의해 왔다고 밝혔다. 또 정상간 합의사항인 연내발효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양국 기업들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각국 국내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완료해 12월 20일 발효하기로 합의했다는 것.

국회에서 난항을 보이던 ‘한-중 FTA 국회 비준동의안’도 박근혜 대통령의 ‘연내 발효’ 주문 한마디에 11월 30일 전격 합의됐다.

정부는 “한-중 FTA 비준동의안 국회 통과 이후, 이행법령 국무회의 의결 등 국내 절차를 완료했고, 중국도 12월 초 국무원 승인 등 자국 관련 절차를 완료”했다며 “9일 북경에서 한-중 FTA 발효를 공식 확정하는 외교공한을 교환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발효일과 내년 1월 1일 단기간내 관세가 두 차례 감축돼 우리 기업들의 대 중국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연내발효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하루 40억원씩 손해를 본다”는 대대적인 홍보도 병행했다. 야당측에선 “수출의 덧셈만 있고 수입의 뺄셈은 없는 반쪽짜리 계산”이라고 맞받아쳤고, 특히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중 FTA 체결에 따른 관세수입은 발효 10년 동안 연평균 1조4,223억원, 하루 평균 50억원씩의 관세수입 감소 효과가 예상된다”고 ‘40억 이익·50억 손해’ 주장을 펼치며 역공에 나섰다. 하지만 미처 여론이 확산되기도 전에 한-중 FTA 여야정협의체 합의안이 나오고 말았다.

한-중 FTA 여야정 협의체는 농어업분야 대책으로 △농어업 상생기금 10년간 1조원 조성 △밭직불금 ha당 40만원 일원화, 2020년까지 60만원 상향 △피해보전직불제 보전비율 90%에서 95% 상향 등을 합의안에 명시했다.

한-중 FTA 발효일인 20일에는 한-베트남·한-뉴질랜드 FTA도 무더기 발효됐다.

한편 지난 23일 대법원 1부가 ‘한-중 FTA 정부보고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판결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 민변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정부에 즉각적인 정보공개를 촉구했다. 이번 판결로 정부가 “한-중 FTA로 인한 농업과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 보고서도 공개하지 않은 채 발효를 시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전격 타결

일본, 쌀·쇠고기 등 5개 농업민감품목 빗장 풀려

지난 10월 5일 미국·일본을 비롯한 태평양 연안 12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체결했다. 미-일 FTA라고 일컬어지는 TPP는 일본 입장에서 대미 수출창구를 확대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 또한 통상의 피해를 보는 산업은 농업분야로, 미국과의 TPP 협상 과정에서 민감품목의 빗장이 풀려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농민단체 노민렌 시라이시 준이치 회장은 본지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일본 농민들의 불안감을 생생히 전달했다. 준이치 회장은 “일본 정부는 합의 다음날 ‘사후대책’을 마련한다며, 농민을 회유하고 있다. 일본 농협 조직 중 현장과 밀접한 지역농협은 이번 합의에 크게 반대하고 있다”면서 “주요 작물의 괴멸적 타격이 확실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의회에서의 반대결의를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TPP 타결로 일본은 쌀, 보리, 쇠고기·돼지고기, 유제품, 설탕 등 5가지 품목이 추가 개방됐다. 특히 무관세 쌀 수입을 7만8,400톤 추가했다(미국산 쌀 7만톤, 호주산 쌀 8,400톤). 그리고 WTO에 의한 MA 쌀 77만톤 가운데 태국산 등 장립미(인디카쌀) 6만톤을 미국산으로 돌리기로 했다. 이 모두를 종합해 주식용 쌀이 될 가능성이 있는 수입쌀은 약 14만톤 증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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