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왜 이러나 농협 축산경제 대표들

  • 입력 2015.12.18 15:55
  • 수정 2015.12.26 13:25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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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에서 축산업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축산업 역시 개방의 파고를 피하기 어렵다. 연이어 계속되는 축산 선진국과의 FTA 타결로 축산 농가들은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끊이지 않는 가축 전염병으로 방역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는 고충을 겪고 있다. 이렇듯 축산 농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전현직 대표들의 행태를 보면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마저 들게 한다.

농협축산경제 대표가 뇌물 수수로 전임대표는 구속되고, 현 대표는 검찰 소환을 앞두고 지난 11일 자진 사퇴했다. 사실상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사퇴한 이기수 대표는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부정선거 혐의로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이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면서 축산농민들을 긴장케 했으나, 다행히 별일 없이 종결됐다. 그런데 돌연 남경우 전임 대표가 구속되고 현 대표는 검찰 수사 중 사퇴하는 등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이는 무엇보다 현재 선거제도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축산경제 대표는 특별히 축산농협 조합장들에 의해 별도로 선출된다. 그런데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간선제로 선출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축산경제 대표는 110명의 축산농협 조합장 중 20명의 대의원이 뽑는다. 그러다 보니 철저한 검증으로 후보가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파벌 싸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도 남성우, 이기수 두 후보가 치열하게 다퉈 각각 10표씩 득표했고, 연장자인 이기수 후보가 당선됐다.

우리나라 축산업의 한 축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인 농협축산경제 대표의 선출 과정이 이러니 축산농민의 의사가 선거에 반영되기가 난망하다. 한편 전임 남성우 대표는 대표 재임 시절 납품업체로부터 골프회원권을 상납 받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선거에 또 출마했으며, 낙선 뒤에는 농협대 총장으로 임명됐다. 선거가 농협중앙회 자리 나눠먹기로 전락했다는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기회에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 중앙회장 선거도 그렇고 축산경제 대표 선거도 공개적으로 진행해야 하고, 조합원의 총의가 반영되는 조합장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도덕성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정정합니다.
본 사설 ‘왜 이러나 농협 축산경제 대표들’ 중 지난 농협축산경제 대표 선거에서 이기수 현 대표와 경합한 것은 남성우 전 대표가 아닌 이환원 전 농협사료 대표임을 알려드립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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