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토종씨앗] 제주도 ‘구억리’에서 온 강원도 횡성의 ‘구억배추’

  • 입력 2015.12.18 15:53
  • 수정 2015.12.18 15:54
  • 기자명 김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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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억배추

▲ 김명환(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수백리가 고향이다. 1980년, 바로 개울건너 내지리로 시집을 왔고, 1982년부터 농사를 짓고 있다. 그 동안 안 지어본 것이 없을 정도로 이것 저것 많은 농사를 지었다. 채종 농사를 시작한 것은 2007년에 이르러서이다. 2007년 배추 씨앗을 받기로 하고 농사를 시작했는데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지는 바람에 고생을 해 여느 해보다 기억에 많이 남는 해이다. 아픈 남편과 함께 배추씨를 터는데 들깨 씨를 털 때처럼 약간 눅눅한 상태에서 털어야 되는 줄 알고 눅눅해진 배추 줄기를 도리깨로 터느라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2008년 제주도에서 토종씨앗 실태조사를 통해 찾아낸 구억배추를 토종씨드림에서 분양받아 키워냈다. 제주에서 온 구억배추 씨앗을 여성농민회 회원들도 가지고 갔지만 실패하기도 하였다. 씨앗을 받아달라고 하여 씨앗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제주도 대정읍 구억리에서 오랫동안 자라온 토종배추인 ‘구억배추’. 보통 배추 씨앗은 김장거리로 심어놨던 배추를 뽑아 따뜻한 헛간에 보관을 했다가 봄이 되면 뿌리 부분을 땅에 묻어 꽃을 피워 채종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채종하는 농사를 지으며 터득한 지혜로 12월에 모를 붓고 모종을 하우스 안에서 키운다. 매일 부직포를 덮었다 열었다 하며 물도 열심히 주고 정성들여 관리를 한 뒤 3월 밭에 정식을 하고 5월쯤 씨앗을 수확하였다. 구억배추 꽃은 유채처럼 노란색인데, 그 빛이 얼마나 예쁘고 고운지 모른다.

좋은 씨앗을 받으려면 무, 갓 등 비슷한 종류의 작물과는 멀리 떨어져 심어야 한다. 서로 닮기 때문에 그러는데 갓 가까이에 배추를 심으면 갓 맛이 나는 배추가 나오기도 한다.

구억배추는 일반 배추보다 속이 덜 차고, 노랑속보다 푸른 겉잎이 더 많다. 푸른 겉잎이 많아 영양가가 더욱 풍부하다. 김장을 담근 지 오래될수록 아삭함이 살아 있어 2~3월에 최고의 김장 맛을 볼 수 있다. 아삭함과 달큰한 맛이 특징인 구억배추로 김장을 담그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좋고, 미각에 오래 머무는 고소하고 단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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