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WTO 저지 케냐 원정투쟁

“‘WTO 박살내고 식량주권 사수하자” … 백남기 농민 상황 알려 국제연대 견인

  • 입력 2015.12.14 14:47
  • 수정 2015.12.20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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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 WTO 반대 한국원정투쟁단(단장 하원오 전농 부경연맹 의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제10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케냐 나이로비 시내에서 'Down Down WTO' 등이 적힌 대형 걸개그림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케냐 나이로비=홍수정 기자

농민들이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원정투쟁에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은 10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15~18일까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가운데 14명의 농민으로 원정투쟁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원정투쟁단은 14일 정오 백남기씨가 한 달째 쓰러져있는 서울대병원 앞에서 출정식을 열어 “이번 WTO 각료회의에서 농업보조금과 농산물 관세감축이 논의되는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라며 “쌀수입을 강요해 농업과 식량주권을 파괴하는 WTO에 맞서 반세계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원정투쟁단은 특히 “백씨가 위중한 가운데 농민 투쟁단을 파견하는 건 백씨의 뜻을 확산하고 한국의 살인적 국가폭력을 세계적으로 알려 국제연대를 이끌어내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전농에선 원정투쟁단과 관련 “WTO에 대한 피해는 농업, 농민, 농촌에서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종자, 생산도구, 유통, 가공은 갈수록 세계적 독점자본에 잠식당함으로써 농업이 붕괴되고 식량주권을 빼앗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14일 농민대회와 민중총궐기의 가장 큰 배경도 WTO에 있다”라며 “우리쌀이 넘쳐나는데도 외국쌀을 사들이는 것은 WTO가 만들어낸 부당하고 가혹한 규칙 때문이다. 쌀값 폭락의 주범은 수입쌀이고 WTO”라고 강조했다.

원정투쟁단 단장을 맡은 하원오 전농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세계 어느 나라의 농민도 WTO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라며 “농산물 자체를 다죽이는 WTO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원정투쟁단은 참가 농민들은 ‘WTO 박살내고 식량주권 사수하자, 만악의 근원, WTO 박살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원정투쟁단은 이날 저녁 인천공항을 출발해 15일부터 현지에서 케냐 시민사회와 함께 WTO 장례식을 비롯해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고 한국시간으로 오는 21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WTO 각료회의는 2년마다 개최되는 WTO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회원국 162개국의 통상장관이 참석한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외교부,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주제네바대표부 관계자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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