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관광지에 농협 연수원 적합하냐” 눈총

지난 3월 경주 보문단지에 농협상호금융 연수원 기공
새 농협 연수원 필요성 의문시하는 볼멘소리 이어져

  • 입력 2015.12.13 19:01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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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내년 6월경 건립 예정인 농협상호금융 전문연수원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농협이 소유한 기존 연수원이 많은데 관광지에 새로 건립할 필요가 있냐는 농협 관계자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3월 26일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에서 농협상호금융 연수원 기공식을 열었다. 농협은 연수원 건립에 총 790억원을 투자해 지상 8층 지하 1층 규모(연면적 2만9,176㎡)로 짓는다. 건물 구조는 연수동과 휴양동으로 나눠지는데 연수동은 동시에 340여명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강의실과 136개 객실로 구성된다. 휴양동은 연간 9만명에 달하는 농민 조합원들과 관광객들이 이용할 예정이다.

농협은 연수원 강당시설을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등 이 곳이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폭넓게 활용하겠단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농협 관계자들의 시선이 곱지는 않다. 한 지역농협 조합장은 “왜 연수원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연수원 건립은 의미가 없고 회원농협들의 자금운용을 농협상호금융이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 농협중앙회장 선거 출마예정자는 “관광지에다 연수원을 지어 직원들에게 오라고 하면 갈 때부터 놀러가는 것이지 교육받으러 가겠나”라며 “휴양시설이지 교육시설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지역농협 조합장은 “농협 연수원이 많은데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없다. 그런데 경주에도 건물을 짓고 제주에도 수련원을 짓는다고 한다. 있는 건물이라도 제대로 활용하도록 매각할 건물은 매각해서 활용빈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역농협 전산업무를 농협중앙회가 통합서버로 관리하는데 이중적 구조로 전산 단말기도 중앙회와 다르다”면서 “연수원 짓는 돈을 전산에 투자해 통합서버를 분리하고 중앙회에 납부하는 전산비용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회원조합 현장에선 중앙회에 전산업무에 관한 비용을 과도하게 내고 있다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한 전국축협노조 관계자는 “비용뿐 아니라 고객정보도 중앙회가 독점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 상호금융기획부 관계자는 “연수원 부지는 농협중앙회 공제회계로 2011년 매입한 땅이 있어 이 곳으로 결정했다”며 “경주는 KTX가 정차 접근성도 좋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이 안성, 공주 등 6개 연수원이 있지만 사업구조개편으로 곧 분할된다”며 “상호금융은 내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연수원을 운영하는데 MBA과정 등 전문교육을 많이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농협 전산업무를 관리하는 전산서버는 2017년 중앙회와 분리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IT전략부 관계자는 “서버성능은 중앙회와 동일하다. 분리하면서 20%는 성능이 향상될 것이다”라며 “서버관리비는 원가만 회원농협에 청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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