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고 백남기 농민이 바라던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담아 마지막 백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12월, 서울 대학로 거리는 추웠다. 차갑게 식은 아스팔트에서 살이 에이도록 올라오는 냉기와 맞서며 맨발로 서 있기를 30여분, 백여덟 번 두 손을 모으고 백여덟 번 허리를 숙이며 백여덟 번 이마를 아스팔트에 맞대던 염원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 2일부터 2박 3일 동안 모두 123명의 시민이 마음을 모으고 실천에 옮겼다.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108배가 되고 ‘일만 배(拜)’에 이르렀다. 총 13,284배.
“백남기 어르신! 다시 일어나셔서 당신이 살아온 삶이 승리하는 것을 보여 주십시오.” 일만 배에 동참했던 시민들의 마음이 모두 이와 다르지 않음을, 이들의 염원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에게 가 닿기를 다시 두 손을 모은다.
덧붙임. 오늘(14일)은 20년 간 오르지 않은 쌀값에 항의하며 서울로 올라 온 농민 백남기(69)씨가 집으로 내려가는 전세버스에 몸을 싣지 못한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다. 경찰이 ‘조준발사’한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맨 지 한 달이다. 그러나 이제껏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그 어느 누구도 병상에 누운 백씨와 그 가족들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인면수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