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농민대표로서 농정활동만 하면 된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출마예정자 인터뷰 ④ 최덕규 가야농협 조합장

  • 입력 2015.11.29 19:17
  • 수정 2015.12.04 14:32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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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경남 합천군 가야농협(조합장 최덕규)은 지난해 파프리카 단일품목으로 수출 1,000만불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최덕규 조합장은 “1990년 조합장에 취임할 때는 파산직전의 농협이었다”며 “조합원들의 불신이 높아 민주농협을 만들고자 동네마다 돌면서 조합현황을 소개하고 ‘이 조합은 여러분의 조합이다. 주인이 가게를 운영하지 않으면 누가 이용하겠냐’고 호소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최 조합장은 경영이론보다 먼저 주인의식과 협동조합 정신을 중요시했다. 조합장은 농민대표자이며 농협중앙회장도 농민 지도자로서의 정신을 먼저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 대표는 좀 ‘촌빨 날리는’ 사람이 해야지.”

파프리카 현황은 어떤가?

지금 파프리카만큼 소득이 높은 작물이 없다. 그래서 엔저현상에 파프리카 쏠림 현상이 있어 우리끼리 경쟁하고 있다. 더 이상의 경쟁은 없었으면 한다. 환율이 하락하며 값이 절반이나 떨어졌는데 이래선 대농은 살겠지만 소농은 살기 힘들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는?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를 바꿔 회원조합에게 경영권을 넘겨야 한다. 농협중앙회 이사로 3번이나 참여했는데 현재 구조로는 일선조합의 애환을 다루지 못한다. 조합장 중심으로 이사진을 구성하고 이사회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또, 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꾸고 상임감사를 둬 사고를 막아야 한다. 중앙회장이 임명하는 감사위원장은 맞지가 않다. 지역본부장도 농민대표가 해야 한다. 자회사는 전문가들이 맡아야 한다. 자회사에서 발탁돼 성장한 사람들이 최고책임자가 돼야 직원들도 희망이 생긴다.

중앙회장은 실질적인 비상임으로서 농민대표의 농정활동만 하면 된다. 10년을 준비했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자신이 있다.

농협 농산물물류센터 사업과 회원농협 APC사업이 겹친다는 지적이 있다.

경제지주회사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경쟁은 없어야 한다. 공판장 사업도 경합하는데 회원조합에 넘겨야 한다. 소규모 유통매장은 회원농협에 이관하고 대형 유통매장은 공동투자로 운영해야 한다. 분리 일정 늦어져도 확실한 방책을 만든 뒤에 해야 한다.

사업구조개편으로 회원조합이 얻은 게 없다. 고임금 자리만 많이 늘어났다. 중앙회에 전문가들이 있으니 이들을 통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사업부터 상호금융사업까지 연합회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있다.

일본이 연합회 사업을 하는데 지금 후회하는 걸로 안다. 사업구조개편 이전의 방식이 낫다. 일선 조합장들은 사업분리 이전의 향수를 많이 맡고 있다.

중앙회 상호금융부문은 상호금융특별회계 운용을 보수적으로 해선 안 된다. 리스크 있어도 해외투자와 농협 경제사업 투자에 나서는 등 수익사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전문성이 떨어진다. 요즘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있는데 더 영입해서 회원농협들이 대출을 못하는 부분을 중앙회가 안아야 한다.

지역농협 합병 바람이 불고 있는데?

협동조합은 협동조합다워야 한다. 너무 농협이 커지면 직원조합이지 농민조합이 되기 어렵다. 조합장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다.

현 상태로 지역농협이 존재하되 중앙회가 수익을 내서 회원조합을 부양하는 게 협동조합의 모습이다. 1개 법인을 한 식구로 봐야 한다. 축협이나 품목농협도 떼낸다고 전문화가 되는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한단계 뛰어넘어 도시농협과 합병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농협은 신용사업이 잘되니 농촌농협을 지원해 농촌농협은 생산을 도시농협은 판매를 맡는 새로운 합병이 필요하다.

농협 자회사 유통매장과 도시농협 매장이 경쟁하기도 하는데 자회사 매장도 늘리고 도시농협도 늘려야 한다. 판매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도시농협이 투자가 어렵다면 농촌농협과 연대해 투자할 수 있는거 아닌가. 농촌농협과 공동투자가 (도농간)합병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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