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산업 위기 두고 ‘온도 차’, 농민은 고품질 선호

농민들, 국산 농기계 기술력 강화 원해

  • 입력 2015.11.22 14:11
  • 기자명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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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

국내산 농기계 위기를 두고 국내산 농기계 공급자와 수요자 간 온도 차가 발생하고 있다. 수입산 농기계에 치여 국내 농기계 산업 보호를 호소하는 국내 농기계 판매상들과는 달리, 농민들은 잔고장이 안 나는 수입산 농기계를 선호하는 현실이다. 고가의 필수품인 만큼 품질에 가장 우선순위를 두기 때문이다.

최근 국산 농기계 업체 대리점들이 수입산 농기계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융자 차등 지원으로 산업 보호를 호소한 바 있다. 지난 6일 국산 농기계 경쟁력 제고 토론회에서도 업체와 전문가들은 국산 농기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관련기사 본지682호).

현장에선 수입산 농기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 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민들은 농기계를 구입할 때 농기계 성능, 농기계의 내구성, 연비 등을 가장 중요한 구매 지표로 보고 있다. 그 다음 가격, 사후봉사, 농기계 회사 순으로 브랜드는 그 중요도가 떨어지고 있다.

농기계는 오래 사용해야 하는 고가의 장비기 때문에 내구력이 강하고 기능이 뛰어난 농기계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농가들은 품질 면에서 잔고장이 덜 나는 일본산을 선호하게 되는 실정이다. 외국산 농기계 구입 비중도 2010년 19.9%에서 2014년 27.8%로 증가했다.

전북 익산에서 수도작을 하고 있는 한 농민은 현재 일본산 농기계를 쓰고 있다. 이 농민은 “국산 콤바인을 썼는데 고장이 잦고 해마다 수리비용이 많이 들어 작업 능률이 떨어지더라”며 “또 국내산 농기계는 가격이 사는 사람마다 달라 구매가 꺼려진 점도 있다”고 말했다.

수입산 농기계를 쓰는 전북 정읍의 한 농민도 “수입산이 국내산보다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걸 느낀다. 일하면서 신경 쓸 일이 없으니 쓰기 편하다”고 사용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매년 오르기만 하는 가격 구조도 지적했다. “일본산 농기계는 엔저화가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매년 오르고, 국내산 농기계도 매년 가격이 올라 의문이다. 업체들의 폭리를 의심할 정도로 농민들의 가격부담이 크다”며 국내산 농기계 사용 호소 이전에 가격 구조 해결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한편, 전남 장흥군에서 일본농기계업체인 얀마 대리점을 하고 있는 A씨는 국내 농기계 대리점들의 수입산 농기계와 융자 차등지원 요구에 대해 “국산 농기계가 많이 팔리면 좋겠지만, 융자 차등 지원은 한마디로 가격지원으로 국산 기계만 쓰라는 것”이라며 “융자 차등 지원 이전에 농가들이 고려하는 농기계 기술, 기능 연구를 많이 해서 경쟁력 갖출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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