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팔고 나면 농민들은 무엇으로 먹고 사나"

민중총궐기대회 참여 농민들, 농업 어려움 호소

  • 입력 2015.11.14 22:48
  • 수정 2015.11.14 23:41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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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한 전국 농민들이 비 오는 도로에 앉아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여한 농민들은 제각기 농촌·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에서 복합농사를 짓는 유병권(59)씨는 “먹고 살기 힘들어서 올라왔다. FTA, TPP로 자동차 팔고 나면 농민들은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나”라며 “쌀, 고추, 과일 모두 갈수록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고추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격이 똑같다. 자식들 결혼도 보내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유양희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사무처장은 “쌀 농사가 무너지면서 강원도 내 논 60만평이 하우스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며 “모든 작물은 독립적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다. 쌀이 무너져 하우스 농사가 늘어나면 결국 농산물 전체가 다 무너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원군 금남면에서 쌀 농사를 짓는 이한철(61)씨는 “2년 연속 쌀이 대풍이고 가격은 지난해보다 10% 떨어졌다. 도저히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계형 한살림 홍천연합회장은 “친환경 농업은 풀과 벌레와 싸우는 것이 가장 힘들다. 더구나 어렵게 친환경 농사를 지어도 팔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친환경 농업의 현 주소를 전했다.

▲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강원행동 상임대표.

이번 농민대회에는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강원행동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강원행동 상임대표는 “자연도 농업도 모두 무너지고 있다. 농업의 아픔은 곧 모든 국민들의 아픔”이라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환경부에서 케이블카 건설을 승인했다. 설악산은 케이블카 설치가 지리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곳으로, 이곳이 개발되면 전국의 산지는 도미노식으로 난개발 될 것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는 다짐을 내비쳤다.

또 수능을 갓 마치고 부천시에서 올라왔다는 성민규(19)군과 김성재(19)군도 “뉴스에서 케이블카 문제를 다룬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껴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 운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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