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정부의 쌀 대책 발표에 성난 농심이 서울 한 복판에 터져 나왔다. 경기 농민들은 27일 오후 안성에서 올해 수확한 쌀 650kg을 1톤 트럭에 실어와 “정부가 발표한 쌀 대책에 실효성이 없다”며 이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 쏟아 부었다.
하루 전인 2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산 쌀 20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15년 수확기 쌀 수급안정 방안’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농민들의 항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연 ‘농민의 길’은 정부의 쌀 대책과 관련 “정부의 발표가 터져 오르기 직전의 농심을 무마하기 위한 기만극에 불과하다”며 “쌀값 보장은 고사하고 쌀값 폭락을 더욱 조장하고 고착시킬 것”이라고 성토했다.
‘농민의 길’은 이어 “쌀값 폭락은 풍년이 주요원인이 아니라 막대한 수입쌀로 인한 사회적 문제”라며 “정부는 이번에도 밥쌀용 쌀 수입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고 수입쌀 운용에 관한 실질적 대책도 전혀 못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민의 길’은 또한 “재고미 해결방안으로 대북 쌀 보내기 등을 제안했음에도 새로운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작년 대비 쌀값이 20% 가까이 폭락한 상황에서 제동을 걸 수 있는 시기를 놓친 뒷북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이 됐으면 나라님들이 적어도 상을 줘야 하는데 상은 못줄망정 농민들에 시름만 안겨주고 있다”며 “11월 14일 민중총궐기로 근본부터 뜯어고쳐 식량주권을 확립하는 농업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효신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1년 동안 농사짓고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는 농민들의 심정을 알면 그런 대책을 발표할 수 없다”며 “11월 14일 민중총궐기 투쟁에서 박근혜 정권 타도를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의 길’은 “우리쌀과 식량주권을 포기한 박근혜 정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11월 3일부터 전국 시군청 앞에서 벼 야적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