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장관 후보자 검증 철저해야

  • 입력 2008.02.25 10:59
  • 기자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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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 사설]
차기 정부의 농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정운천 한국농업인CEO연합회장이 내정됐다. 이제 정 후보자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국회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면 농수산식품 분야를 총괄하는 수장자리에 오르게 된다.
우리가 여기서 주장코자 하는 것은 정운천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철저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리고 있다.

정 후보자는 대학졸업 직후 과일 수입상을 하다 이듬해인 1981년 해남에서 키위 재배를 시작으로 농업에 투신했다. 그는 참다래유통사업단 설립을 통해 뉴질랜드 키위 품종을 들여다가 국내에 ‘참다래’를 재식했다. 또 시장에서 흙 묻은 채 판매되던 고구마를 세척 포장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기호·건강식품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전라남도 해남에 살고 계신 참다래 아저씨는 외국에서 수입하던 키위를 생산해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발전시킨 분”이라고 정 회장을 칭찬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농민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전농 광주전남연맹은 최근 성명에서 정 장관 내정자에 대해, 농업CEO 다운 면모가 있을 지는 몰라도, 농수산식품부 장관의 적임자가 아니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 이유로 키위 묘목 수입과정에서의 잡음과, 현재 정운천 씨의 참다래사업에 대한 냉정한 경영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장관 내정자로 결정됐다는 것을 들고 있다.

어떻든 그의 농업관은 “덮개라는 독창적인 가치를 창출해 목선과 차원이 다른 거북선이 탄생한 것처럼, 지금까지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독창적인 농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개방농정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돈버는 농업’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농업관으로 위기에 빠진 이 나라 농민·농업·농촌을 살릴 수가 있을 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주장하는 ‘독창적인 농업’이 역대 정권이 주장하고 추진하면서 실패한 ‘선택과 집중’, ‘규모화·전업화’ 농정과 발상이 같다.

정 장관 후보자도 그렇지만 국내에 ‘억대 농부’도 있긴 있다. 그러나 극소수다. 그런데도 역대 정부는 이들에게 수십억원대의 정책자금을 빌려주면서 ‘스타농민’으로 키워 왔다. 우리나라 영농구조상 아직도 대부분인 영세소농들에게 이들 억대농민들을 따라 배우라고 홍보해 온 것이 바로 역대 정권의 농정이었으며, 그것은 실패한 것으로 판가름났다.

그래서 본지는 창간 이후 계속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농업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농업의 공존의 길을 찾아, 그에 따르는 한국농업의 구조개혁을 확실하게 실천하여 이 나라 농민·농업·농촌 회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측면에서 정 장관 후보가 한국농업을 살려내는 구조개혁을 뒤로 한 채, ‘참다래 아저씨’ 식의 농정을 펼쳐 나갈 공산이 커서 이 나라 농업의 장래가 매우 걱정되는 바이니 검증과정에 역점을 두기 바란다.

벼랑 끝 위기에 빠진 이 나라 농업의 회생과 발전을 위한 전환점으로 만들 수 있는 수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차기 정부의 농수산식품부는 농업정책 추진 뿐만 아니라 식품 및 수산까지 아우르는 거대 부처로 새로 태어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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