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정책 견인할 전국 규모 농민조직 필요하다”

<인터뷰> 남무현 전 불정농협 조합장

  • 입력 2015.10.11 13:10
  • 수정 2015.10.11 13:32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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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원 기자 l 사진 한승호 기자]

충북 괴산군 불정농협은 ‘우리나라 백태 가격을 좌우한다’는 평을 듣지만 정작 생산량이 많은 지역은 아니다. 농가가 콩 농사를 제대로 지으면 농협이 가격과 판매를 보장하고 면적당 수확량 상승, 타지역과 연계한 판매사업 방식이 맞아떨어지며 경제사업의 모범으로 부상했다. 이같은 변화를 이끈 남무현 전 불정농협 조합장은 “쌀 다음으로 중요한 곡류가 콩이다”라며 “수입잡곡에 맞서 정부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남무현 전 불정농협 조합장
콩에 주력한 이유는?

조합장이 되니 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농업문제 해결이 힘들다 판단했다. 그래서 논에다 콩을 심자. 콩만 심어선 소득이 안 되니 전·후작체계를 만들어 조합원들의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00년대 중반부터 논에 대체작물로 감자를 전작으로 콩을 후작으로 심기 시작했다. 감자는 소비가 늘고 있던 식량작물이었고 콩은 곡류 중에 소비량 2위다.

최저가격을 보장한 이유는?

아무리 좋은 사업계획이 있어도 조합원 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단보당(300평) 300만원의 소득을 보장했다. 감자는 ㎏당 600~650원, 콩은 ㎏당 4,000원 정도로 보장하기로 했다. 단, 단보당 생산량을 감자는 3,000㎏ 이상, 콩은 240㎏ 이상으로 정했다. 조합원총회에서 농가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기로 뜻을 모았고 실제 최저가격제를 집행해야 할 때엔 이사회 승인을 얻도록 했다.

콩 시세가 ㎏당 6,000원 이상인 해엔 단보당 500만원까지 소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감자와 콩 가격이 떨어져 최저가격보장을 집행했다.

판매사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가?

우선 기업에서 요구하는 품위를 만들어야 한다. 관행적으로 품종이 다른 콩을 섞어 팔았는데 콩이 섞이면 보관이 어렵다. 그래서 품종을 단일화하고 생산전량을 일괄 선별했다.

대형유통업체들과 계약을 맺으며 불정농협의 물량만으론 벅차 타지역 콩을 수매해 공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지역의 콩 생산량은 2,000톤 남짓인데 타지역 콩을 수매하며 6,000톤 정도를 취급하기도 했다. 콩 농사는 특정 주산지를 제외하곤 대부분 자가 소비되는 물량이라 전체 생산량은 14만톤이지만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은 3~4만톤 밖에 안 된다.

수입잡곡이 늘어나며 콩 시세가 떨어지는데?

원칙대로 수입잡곡에 관세만 매겨도 가격하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면적당 콩 생산량이 늘어나 가격차는 많이 좁혀졌다. 그런데 정부의 정책적인 관심도가 부족하다. 콩은 자가소비가 많은 품목이라 정부에 해결책을 촉구할 전국 규모의 농민단체가 없다는 점도 한계다.

지난해 정부가 콩 수매를 실시하며 ㎏당 3,865원에 사들여 3,100원에 팔았다. 이중곡가제와 비슷한 방식이다. 이같은 정부 수매가 지속되도록 농민단체가 나서야 한다. 품목별 자조금위원회가 성공한 사례인데 콩도 만들 수 있다. 실정에 맞게 대응할 전국조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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