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나간 수입잡곡 판매전략
놀아나는 소비자·피멍드는 농심

  • 입력 2015.10.10 14:38
  • 수정 2015.11.08 00:0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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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수입 잡곡이 물량과 가격을 앞세워 국산 잡곡의 자리를 침범하는 동안 소비자들도 알게 모르게 수입 잡곡 소비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유통·판매업계의 불분명하고 그릇된 정보 제공이 소비자들의 온전한 선택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은 농민들로선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대형마트 잡곡 매대를 살펴보면 국산과 수입의 구분을 모호하게 해 놓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으레 국산이란 인식이 강한 ‘친환경 곡물’ 코너에는 캐나다산 보리와 귀리, 이집트산 콩이 자리잡고 있으며 ‘건강선식’ 코너에도 수입 잡곡을 이용한 제품이 많다. 소비자가 세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국산으로 오해하고 구입하기 쉽다.

더욱이 유전자재조합작물(GMO) 가공식품은 세심히 살펴보더라도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받지 못한 GMO는 수입 농산물이 갖는 가장 큰 약점의 하나다. 그러나 가공 후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으면 GMO 표시 의무가 면제돼 간장, 식물성기름, 전분당 등의 제품에선 GMO 사용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들 가공식품 중 국산잡곡 원료 사용 비율이 1%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다수 소비자가 의지와 상관없이 수입 GMO 잡곡을 지속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부터는 렌틸콩, 병아리콩, 퀴노아 등 그 동안 이름조차 생소했던 수입 잡곡들이 이른바 ‘슈퍼푸드’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유명 잡지들의 세계 5대, 10대 건강식품 선정과 국내 연예인들의 소개에 힘입어 마트와 홈쇼핑 등 판매업계에서도 앞다퉈 치열한 홍보전에 나섰다.

그러나 단백질 함량을 양배추나 우유에 비교하고, 식이섬유 함량을 바나나와 고구마에 비교하는 등 국산 잡곡 대비 우월성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낮은 점을 내세운 수입 잡곡들이지만, 지난 7월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이 ㈜이마트의 의뢰를 받아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산 잡곡이 오히려 이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우월한 영양성분을 보였다(표 참조). 이에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회장 조영제)는 지난 8월 판매업체들의 허위광고 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기도 했다.

조영제 회장은 “슈퍼푸드 열풍이 잦아들고는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각종 매체에서 홍보를 진행해 아직까지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정말 슈퍼푸드라 할 수 있는 건 국산 잡곡이다. 소비자들이 언론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하고, 판매업자들도 터무니없는 홍보로 농민들을 울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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