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정부수매 물량·가격 현실화 절실

“60가마 농사지었는데 정부수매는 4가마에 불과”

  • 입력 2015.10.10 14:24
  • 수정 2015.10.10 14:26
  • 기자명 안혜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 ‘부석태’로 유명한 경북 영주시 부석면에서 콩 농사를 짓는 임영일씨가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농협의 콩 정부수매 배정물량은 가구당 많아야 6가마니 입니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에서 콩 농사를 짓는 임영일(56)씨는 콩 농사를 지은 지 10여년이 됐지만 요즘처럼 콩 시세가 떨어진 적은 드물다고 토로했다.

임씨는 “서리태는 kg에 8,000~1만원까지 하던 적도 있었는데, 재작년부터 4,000원 밑으로 떨어졌어요. 백태보다 수확량도 적다 보니 서리태를 거의 심지 않아요”라며 “그래서 올해는 주로 백태를 많이 심었는데 백태도 kg에 3,000원대에 불과합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이어 그는 “적어도 백태는 5,000원, 서리태는 8,000원은 나와 줘야 농민들이 농사를 지을 정도가 되는데, 지금은 전혀 타산이 맞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콩 시세가 하락하면서 정부수매가 무엇보다 중요해 졌으나, 정부수매는 물량도 가격도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임씨에게 배정된 정부수매 물량은 4가마. 임씨는 약 6,000평에 콩 농사를 짓고 있는데, 한 마지기(300평)당 콩 세 가마 정도가 생산된다. 그렇다면 총 예상 생산량은 약 60가마 정도지만 정부수매 물량은 4가마에 불과한 것이다.

올해 영주시의 콩 정부수매 예정물량은 약 202톤으로, 총 321농가에 분배된다. 한 농가 당 6~7가마니가 배정되는 셈이다. 콩세계과학관이 있을 정도로 콩 주산단지인 영주시지만, 정부수매 물량은 소량에 그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임씨는 정부수매 이외의 물량은 일반 상회에 팔고 있다. 문제는 상회의 가격 책정 기준은 정부수매가인데, 수매가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몇 년 전부터 정부 수매가는 계속 3,868원이었어요. 이 정도로는 농사짓기가 힘들죠.”

임씨에 의하면 한 마지기에 들어가는 생산비는 약 30만원, 땅을 빌릴 경우 지대가 20만원이다. 이래저래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면 농민들은 현재 정부수매가로는 콩 농사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작황에 따라 적자를 볼 수도 있다.

더구나 콩은 직거래가 힘들고, 상회는 물량이 채워지면 더 이상 콩을 구매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수매가 더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나라 농업 죽습니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해요.” 임씨가 한탄어린 목소리로 호소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